빈민단체 회원과 대학생 수십 명이 몰려와 인천시에 항의성 '민원 폭탄'을 접수시키는 바람에 정작 민원을 봐야할 일반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담당 공무원들도 다른 민원을 처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이날 대학생들은 수도권 일대 대학생들로, 방학을 맞아 빈민들을 돕는 '빈민 활동'을 나선 학생들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들로 인해 가뜩이나 비좁은 민원실은 앉을 자리도 없어 여권 등 일상적인 민원 업무를 보러 온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신원도 밝히지 않은 채 조용한 민원실에서 큰 목소리로 '선전전'을 벌이려고 하다가 인천시청 방호원들에 의해 저지당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
이들은 한꺼번에 접수해도 되는 민원을 한 번에 한 명씩 접수하겠다고 우겨 담당 공무원이 2~3시간 동안 아무 일도 못하도록 하는 '민원 폭탄'을 접수시켜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학생은 신원과 소속을 묻는 취재기자의 질문에 "왜 내가 그런 걸 이야기해야 되냐"며 서둘러 자리를 뜨기도 했다.
이들을 지켜본 인천시청의 한 공무원은 "자식들 뻘 되는 학생들을 이용해 자신들의 민원을 관철시키려는 어른들이 더 나쁜 것 같다"며 "학생들도 빈민들을 도우러 왔다면 다른 민원인들의 민원을 방해하기 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도왔으면 좋을 뻔 했다"고 꼬집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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