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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갈 위기다'… 장기처방에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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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정부가 28일 '2012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7%에서 3.3%로 0.4%포인트 낮춰 잡았다. 유로존에서 불어온 삭풍에 주요국 경기가 가라앉고 한국도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이번 경제위기를 질긴 만성질환에 빗댔다. 사태 발생 직후 금융·실물시장이 완전히 망가진 2008년과는 사태의 양상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진단명이 다르니 쓰는 약도 바뀌었다. 정부는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둔화 위험이 높아졌다"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지만,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크게 바꾸지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도 않겠다고 했다. 30조원 규모의 '슈퍼 추경'으로 조기 진화에 나섰던 2008년과는 대응법이 다르다.

정부는 추경 편성 대신 행정부가 움직일 수 있는 기금의 규모를 키우고, 예산집행률을 높이면서 공공기관의 투자를 확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나랏빚을 늘리지 않으면서 긁어 모을 수 있는 재원을 탈탈 털었다"고 표현했다. 이미 전제가 되는 거시지표가 달라져 무의미한 목표가 됐다는 비판 속에서도 정부는 '2013년 균형재정' 기조를 훼손하지 않는 위기 대응 전략을 짰다.

재정투자 확대 전략에 따라 끌어모은 돈은 모두 8조500억원, 국내총생산(GDP)의 0.7% 규모다. 지난 2000년 이후 위기가 없던 해에 편성한 추경예산 규모가 평균 GDP의 0.6% 전후였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미니 추경'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재원 총동원령'에 따라 기금 증액에 쓰이는 돈은 2조3000억원이다. 여기서 절반인 1조2300억원은 국민주택기금에 들어가 서민들의 주택구입과 전세자금 지원에 쓰인다. 중소기업 창업 및 진흥기금도 2900억원 늘어 일자리를 만들고 소상공인의 자립을 돕는 데 지원된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 규모도 각각 850억원, 550억원씩 늘어난다. 중소·수출기업의 보증 재원으로 활용될 돈이다. 증액은 7월 중 이뤄진다.

정부는 예산집행률도 역대 최고 수준인 96.7%까지 끌어올려 4조5000억원 정도 재정을 푸는 효과를 내기로 했다. 예산을 남김없이 쓰겠다는 의미다. 지난 8년 평균 예산집행률은 95.1%였고 역대 최고치도 96.4%에 머문다. 통상 재정집행률이 1% 올라가면 3조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공공기관이 푸는 돈도 1조7000억원 늘어난다. 경기부양 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크게 확대된다. 정부는 발전시설을 손보고 댐을 건설하는 데 1조1000억원을 더 쓰고, 민간의 선투자를 유도해 도로와 철도 착공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우량 건설사에 다시 한 번 회생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일명 '배드뱅크'로 부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뱅크에 2조원을 지원해 은행권이 추려낸 PF채권을 사들이기로 했다. 이번 PF매입은 부실시행사 구조조정과 연계된다. 시행권을 박탈하거나 개발 계획 자체를 수정하는 작업도 병행된다.

3조원 규모의 설비투자펀드도 생긴다. 정부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의 설비투자에 쓸 돈을 투자 혹은 대출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자금 지원은 올해부터 3년에 걸쳐 이뤄지며 연내에는 6000~7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풀린다. 정부는 이 돈으로 기업이 빌린 돈의 금리를 낮추거나 투자 손실을 보전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정부는 이외에도 전국경제인연합 등이 주장해온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의 적용 요건을 완화하고,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낮추는 대신 체크카드 공제율을 높여서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지 않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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