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자동차시장에서 살펴본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이 이동전화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자니 뭔가가 꼬인 느낌이다. 자동차시장은 승용차의 경우 경차급, 소형급, 준중형급, 중형급과 대형급 시장이 확연히 구분이 돼 이들 내에서 다양한 제품이 경쟁을 하고 있다.
물론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고가의 단말기를 자사의 전략폰으로 선정해 이를 집중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신규고객을 추가로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동통신사가 단말기 판매와 더불어 약정제를 통한 보조금 지급으로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고정적인 수입을 유치하고자 하는 전략이 일반적인 마케팅 전략 측면에서 무작정 잘못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무엇인가 빠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결국 이통사 마케팅 전략의 가장 큰 문제는 이통사에서 지출하는 보조금 등의 마케팅 비용이 고가단말기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 차별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지난달부터 우리나라에도 단말기 자급제가 시행되었다. 단말기 자급제는 과거 단말기를 이동통신사를 통해 구매했던 것을 이제는 이통사뿐만 아니라 일반 유통업체나 단말기제조사 등을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고가단말기 판매는 고가요금제 선택에 따른 기기 및 요금할인정책을 통해 현재와 같이 이통사 주도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00만원에 달하는 신형 단말기를 제값 내고 그 자리에서 구매할 고객은 적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유통에 있어 경쟁의 도입으로 과거보다는 중저가 단말기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말부터 자급제 단말기에 대한 약정요금할인 적용이 시행되고 있으니 결국 자신의 입맛에 맞는 중저가 단말기만 구매할 수 있다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요금제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자급폰 활용이 늘어날수록 이용자 측면에서는 고가요금제를 굳이 쓰지 않아도 되므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자 측면에서는 지나친 마케팅 과열을 억제할 수 있고 이통사들의 경쟁이 단말기 경쟁에서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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