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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새출발 빛 바랜 농협의 금융회장 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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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지주의 새 회장이 뽑혔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전임 회장의 돌연한 사퇴, 추천 과정의 불투명성, 후보들의 과열 경합 등으로 인선 과정은 파행을 거듭했다. 회장 선임 후에도 '낙하산 인사' '관치 부활'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농협의 새출발과 다짐했던 혁신은 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의 진통과 구태로 빛을 바랬다.

농협금융지주는 어제 주주총회를 열어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단독 추천한 신동규 전 전국은행연합회장을 새 회장으로 선임했다. 신 회장은 세상에서 말하는 '모피아(재무관료 출신)'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은행연합회ㆍ손해보험협회ㆍ생명보험협회ㆍ여신금융협회 등 금융 관련 협회장과 국책 금융기관 등에 다수의 모피아가 포진한 상황에서 신 회장의 선임은 충분히 '관치'와 '낙하산' 논란을 부를 만하다. 농협 집행부는 '정부출자 등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라고 했으나 노조는 밀실 낙하산 인사로 규정, 출근 저지 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낙하산이 전부가 아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회장 선임 과정에서 낙하산 이상의 논란과 파행, 의혹을 불렀다는 점이다. 초대 회장의 돌연한 사임부터 눈길을 끌었다. 농협 출신 농협금융지주 회장 겸 농협은행장이 취임한 지 석 달 만인 이달 초에 회장직을 내놓았다. 정부가 농협에 한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회장추천위가 구성되자 전임 기획재정부 장관, 금감위원장 등 관료 출신을 중심으로 5~6명이 후보군에 올랐고 방패막이용 외부 인사를 앉히려 한다는 말이 나왔다.

추천 작업은 면접도 없이 밀실에서 진행됐다. 마지막까지 후보자 간 이전투구가 벌어졌다는 등 확인할 수 없는 온갖 소문이 돌았다. 초대 회장의 석연치 않은 사퇴와 새 회장의 선임 과정에서 보여준 농협의 모습은 한마디로 구태의 재연이었다. 전임 회장은 왜 중도 사퇴했는지, 투명한 절차를 외면하고 왜 밀실에서 진행했는지, 언제까지 관료 출신을 데려와 방패막이로 앉힐 것인지 농협은 답해야 한다.

농협은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세금 5조원이 투입된다. 실적은 부진하고 신용등급은 떨어질 위험에 처했다. 그런 농협의 금융지주 회장 선임이 파행과 이전투구로 점철됐다. 혁신을 약속했지만 예전과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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