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본안소송서 첫 승리
애플과 특허전을 치르는 삼성전자가 네덜란드 법원에서 승소했다. 전세계 10여개국에서 특허전을 진행 중인 가운데 첫번째 본안소송에서 거둔 값진 승리다. 삼성전자의 일부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아 '완승'은 아니었다. 그러나 향후 전개될 특허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게 됐다.
애플이 침해했다고 결론이 난 특허가 프랜드(FRAND)의 적용을 받는 표준특허라는 사실도 의미가 크다. 표준특허는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특허로 애플측은 삼성전자가 이 특허를 무기로 소송을 제기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헤이그 법원의 판결로 표준특허 판결에서도 삼성전자가 원하던 결과를 얻었다.
삼성전자는 즉각 손해배상청구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해 만든 제품을 판매해 발생한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기술적 우위에 섰음을 인정받았다. 양측이 주장이 난무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주장이 보다 진실에 가깝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를 '카피캣(모방꾼)'이라고 말아세웠던 애플은 도덕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로서는 실리는 크지 않지만 더 큰 명분을 챙긴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첫번째 본안소송에서 승리하면서 향후 전세계 10여개국에서 진행되는 특허소송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의 특허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휴대폰을 만들 수 없다던 삼성전자의 자신감이 통했다"며 "특허소송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전자는 첫번째 본안소송에서 승리하면서 향후 재판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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