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프랜차이즈 때문에...하루에 1만원 벌기도 힘들어

지난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 번화가 일대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떡볶이나 순대, 튀김, 어묵, 달고나 등 길거리 음식을 찾는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 커플이 떡볶이 노점상을 지나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 번화가 일대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떡볶이나 순대, 튀김, 어묵, 달고나 등 길거리 음식을 찾는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 커플이 떡볶이 노점상을 지나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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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10년을 넘게 장사했지만 요즘처럼 장사가 안되기는 처음이네. 하루 꼬박 있어봐야 몇 만원 벌기가 힘들어."-50대 중반 김혜자(가명)씨.


"예년보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온 탓인지 떡볶이나 오뎅을 찾는 손님이 없어. 살길도 막막한데 그렇다고 안나올수도 없고, 답답할 뿐이야."-60대 초반 최은주(가명)씨.

최근 초여름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길거리 노점상들의 한숨 소리가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비슷한 제품을 판매하는 프랜차이즈가 곳곳에 들어선데다 경기 불황으로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 상황에서 날씨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길거리 음식을 찾는 손님들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주말인 10일 오후 10년이 넘도록 대학로에서 떡볶이를 팔았다는 이상주(54ㆍ여)씨의 얼굴에는 시름이 가득했다. 떡볶이와 순대, 튀김은 몇 접시 팔리지 않고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씨는 "더운 날씨 탓도 있겠지만 최근 떡볶이 프랜차이즈가(국대ㆍ죠스 떡볶이 등) 많아져 노점에 오는 손님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내년에 큰 놈(아들) 대학 보내려면 열심히 벌어야하는 데 큰 일" 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씨는 이어 "날씨와 프랜차이즈와의 경쟁, 지자체들의 단속까지 그야말로 3중고"라며 "영세한 노점상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홍대에서 떡볶이만 10년째 팔고 있다는 최은희씨(45ㆍ여)도"몇 년 전부터 떡볶이 프랜차이즈가 급증하더니 주변 100m로 3∼5개의 떡볶이집이 생겼다"며 "청결하고 값은 노점과 비슷한데다 신용카드를 받기 때문에 상대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회오리 감자튀김을 팔던 김익주(56ㆍ남)씨도 "장사를 시작한지 8시간이 지났는데 고작 1만8000원을 팔았다"며 "식구들 먹여살리려고 노점을 시작했는데 선택을 잘못한 것 같다"고 고개를 떨궜다.


서울시 종로 번화가 일대도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떡볶이나 순대, 튀김, 어묵, 달고나 등 길거리 음식을 찾는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인근 커피숍에 앉아 2시간여 동안 주변 노점상을 살펴봤지만 1000원을 주고 달고나 1개를 구입한 20대 남성과 어묵을 먹던 40대 아저씨가 전부일 뿐 일렬로 늘어선 떡볶이 집들은 파리만 날렸다. 워낙 손님이 없다보니 맛있어 보이던 떡볶이도 어느새 탱탱 불어 있었다. 대신 인근에 있던 떡볶이 등의 프랜차이즈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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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남편의 사업 실패로 어쩔 수 없이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는 김신영(48ㆍ여)씨는 "해가 바뀔수록 먹고 살기가 더욱 힘들다"며 "지난해 이맘때는 하루 10만∼15만원은 벌었는데 요즘은 2만∼3만원 벌기가 너무 힘들다. 올해 같이 장사가 안되긴 처음이다"고 토로했다.


바로 옆에서 어묵 장사를 하던 김순자(55ㆍ여)씨도 "집이 멀어도 돈을 번다는 생각에 새벽 같이 일어나 즐거운 마음으로 장사를 준비했는데, 요즘은 하루 1만원 벌기가 힘들다"며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아 장사를 접을까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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