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짐승젤'이라는 애칭이 붙은 네이처리처리퍼블릭의 '수딩 앤 모이스처 알로에베라 수딩젤' 제품은 지난 1일 3300원에서 4400원으로 33%가량 인상됐다. 이 제품은 중저가 로드숍 브랜드 중에서도 3300원짜리 저렴이 화장품의 대명사로 알려져, 국내 뿐 아니라 일본ㆍ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쇼핑목록 1위에 오르며 2009년 출시 이후 약 250만개 이상 판매됐다. 그러나 최근 두 차례 용기 디자인을 리뉴얼하고 제품 성분 함량을 높이면서 가격을 1100원 올렸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짐승젤마저 가격이 훌쩍 뛰었다"면서 "이제 더 이상 중저가 로드숍에서 3300원짜리 제품은 찾아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6일 명동 미샤 매장에서 판매되는 화장품 중 3300원인 제품은 4D마스크라, 컨실러, 리무버 등 일부 제품에 극소수에 불과했다. 스킨ㆍ로션 등 기초 제품 중에서는 3000원 대는 차치하더라도 1만원대 이하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소수 제품에 한해 7000원~8000원대 제품이 있었지만 이들은 매대 가장 낮은 하단에 비치해둬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3300원의 신화'라는 책까지 발간하며 화장품 가격파괴를 모토로 내세웠던 출범 당시 600여 품목 중 1/3 이상이 3000원대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달라진 셈이다. 한때 대표적인 미끼상품이었던 1000원짜리 매니큐어마저 현재는 2000원~3000원대 제품군으로 싹 바뀌었다.
인근에 위치한 더페이스샵도 마찬가지. 3300원짜리 제품은 허브데이클렌징 폼과 클렌징크림 등에 그쳤다. 3000원대였던 헤어 왁스 제품들은 현재 가장 저렴한 게 4900원이었으며, 3300원이었던 립 제품들과 아이섀도 역시 하나같이 3900원으로 올랐다. 3300원인 제품은 가장 작은 튜브형태의 립글로즈 한 종류와 아이섀도 빈 케이스뿐이었다.
직장인 강미진(30)씨는 "중저가 로드숍 화장품들도 가격을 조금씩 야금야금 올리는 것 같다"면서 "새로 출시되는 제품들을 보면 1개당 4만~5만원인 고가 한방 라인이거나 유명 수입화장품 타깃을 한 미투 제품인데 이들이 전체적인 로드숍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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