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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고객 눈치보며 속 썩는 카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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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은 수수료 인하안 빨리 만들라는데
- 신용판매 액수 절반 차지..밴사 수수료도 해결 못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카드사들이 최근 확정된 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안의 세부계획을 만드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열린 공청회 안대로 이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반면 카드사들은 이같은 방안의 이행에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각 카드사들과 금융당국, 여신금융협회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세부방안을 마련 중이다. TF가 논의하고 있는 부분은 크게 ▲수수료 개편과 관련된 표준 세부안 마련 ▲대형가맹점 수수료 조정 ▲가맹점 단체에 협상권 부여 ▲밴(VAN)사 수수료 인하 등이다.

이번 수수료 개편안의 핵심 내용은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는 높이고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그동안 낮은 수수료를 부과했던 대형가맹점 수수료를 올릴 논리를 만들기가 어려워 벌써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이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높이는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카드사들이 고충을 짐작할 수 있다. 더구나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에는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정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어 세부안을 정하기도 애매하다.

카드사들은 특히 대형 가맹점들이 겉으로는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이면서 속으로는 인상분을 카드사에 떠넘기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현재도 대형 가맹점들은 추가 할인, 무이자 할부 등 행사를 할 때 비용의 상당 부분을 카드사에 부담시키고 있는데, 이 비중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
대형 가맹점들은 카드사에게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큰 고객이다. 숫자로는 전체 가맹점의 0.06%에 불과하지만 카드사 전체의 신용판매 액수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차지하기 때문. 그간 카드사들이 대형 가맹점에 절대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매긴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진 만큼 대형가맹점 수수료를 올리는 부분은 카드사들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밀어붙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지금까지 대형가맹점을 유치하기 위해 이런 상황을 만든 만큼, 더 이상 비즈니스 마인드로만 접근하지 말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갈 것을 권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경제 논리에 어긋나는 법이 통과시켜놓고 세부 해결책은 결국 카드사들이 알아서 마련하라는 것"이라며 "법이 통과된 만큼 따라야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불만을 표시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간 지속적으로 문제가 됐던 밴(VAN) 수수료 문제는 이번에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란 점이다. 가맹점과 카드사를 연결해주는 중개회사인 밴사는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으로, 금융당국은 이번에도 밴 수수료에는 손을 댈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정위가 대형가맹점과 밴사간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는 것에만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것처럼 지난 4월 공청회 내용 외에 추가로 발전된 계획안은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은 각 카드사의 부담으로 남을 뿐, 싱겁게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안 세부사항이 확정되고 올 12월부터 여전법 개정안이 적용되면, 카드사 종합검사에 나설 예정이다. 각 카드사들은 개편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법적 기준을 맞춰야 하고, 종합검사 이후에도 금융당국의 수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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