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논문 공모 등 자기계발 강조, 연구·경쟁하는 조직으로 탈바꿈
나아가 총재 스스로도 '글쓰는 총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은을 연구하고 경쟁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지 않으면 조직의 미래는 없다는 게 김 총재의 소신이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취임 직후부터 한은의 연구기능과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강화를 강조했다. 우선 수석이코노미스트를 도입해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부과장이었던 김준일 부총재보를 영입했다. 한은이 국내 통화정책 담당에 머무르지 않고 중장기 연구 과제를 발굴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에는 한은법 개정을 통해 한은의 역할을 물가안정 뿐 아니라 금융안정 기능으로 확대했다. 한은 차원의 연구문화 정착을 위해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위원장을 겸임하는 연구위원회를 만들어 부서간 협업연구도 활성화시켰다.
김 총재는 "한은에는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거나 "단 한편의 논문도 남기지 않고 중앙은행 생활을 끝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등의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며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독려해오고 있다.
김 총재식 개혁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정체된 조직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일부 간부급을 중심으로 '독단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책기관인 한은에서 연구기능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총재가 지금까지 시도한 개혁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어떻게 변화를 모색하는 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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