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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왕>, 마지막까지 저한테 왜 이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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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왕> 마지막회 SBS 월-화 밤 9시 55분
결국, 영걸(유아인) 혼자 모든 걸 잃었다. 아버지의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어떻게든 가영(신세경)을 옆에 둔 재혁(이제훈), 다시 뉴욕 패션 스쿨에 다니게 된 가영, 이탈리아 행을 택한 안나(유리)에 비해 영걸에겐 돈도, 사람도, 남은 삶도 없다. “난 정말 너랑 네 아버지한테 번번이 감사한다. 자꾸 근본을 돌아보게 해줘서. 도대체 이게 몇 번째냐?” 재혁이 자신의 야심찬 복수를 망가뜨리자 영걸은 첫 회처럼 재혁에게 다시 돈을 빌리며 이렇게 말했고 “잃어 봤자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밖에 더 있냐”며 호기롭게 굴었지만 마지막 희망이었던 가영도 얻지 못한다. 과연 영걸의 죽음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사랑을 집어삼킨 배신감일까, 자본에게 잠식당할 수밖에 없는 영걸의 구질구질한 가난이었을까.

어떤 추측이 맞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패션왕>의 문제는 왜 드라마의 결말이 반드시 영걸의 죽음이었어야 했는지를 물을 수도, 알 수도 없다는 점이다. 성공을 꿈꾸며 밑바닥부터 시작한 한 청년은 왜 돈에 집착했을까. 그리고 그 욕망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공허했던 것일까. 하지만 <패션왕>은 유아인의 서글픈 눈빛 외에는 영걸의 감정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결말에 다다르는 길은 우연과 오해로 만들어지는 갈등의 지루한 반복이었고, 허술한 이야기 속에서 영걸은 무엇을 욕망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욕망을 욕망하는 사람으로만 그려졌다. 반대로 가영은 영걸과 재혁의 관계 속에서 적극적인 욕망이 없는 사람처럼 그려졌다. 영걸의 죽음이 당황스러웠던 건 <패션왕>이 경제적 성공을 갈망하는 영걸을 중심으로 네 청춘의 욕망을 그리면서도 욕망의 대상과 이유에 대해 설명하려는 고민을 단 한 번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걸의 죽음은 그 모호하기만 했던 욕망들을 뒤덮는 장치로만 작용했다. 그리고, <패션왕> 역시 영걸과 같은 처지가 됐다. 호기롭던 질문은 의미없이 하늘로 흩어졌고, 결말은 허무했으며, 결국 모든 것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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