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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가의 기적>, 전파 써서 사생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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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가의 기적> QTV 토 밤 11시
스타를 섭외하지 않고 무작정 기다리는 버라이어티 <7번가의 기적>은 그 첫 번째 기다림의 대상을 장동건으로 정했다. 한 때 MBC ‘무릎 팍 도사’도 그토록 섭외하기를 원했던 그 장동건이다. 하지만 보통의 프로그램은 섭외하지 못하면 제작될 수 없는 것과 달리, <7번가의 기적>은 섭외하지 않고 스타의 사전 동의도 없이 제작한다는 점이 다르다. 그러니 기다리는 것 자체가 프로그램의 내용이 된다. 물론 가만히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다. 그래서 <7번가의 기적>은 스타를 “모시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았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프로그램의 내용을 채운다. 장동건 위해 최고급 승용차를 준비하고, 그가 가장 좋아하는 와인이며 직접 제작한 클레이 인형 같은 선물을 마련한 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장동건의 희귀 동영상을 보여주는 식이다. 이 정도면 팬 문화에서 소위 말하는 ‘조공’을 준비한 팬미팅이나 마찬가지다. 팬미팅의 주인공이 없을 뿐이다.

제작진이자 팬을 대표하는 ‘기적 소녀’는 이 프로그램이 보여주고자 하는 기다림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장동건을 기다리며 108배를 드리고, 그가 자주 찾는다는 음식점 등을 돌아다니며 초대장을 붙이는가 하면, 어린 시절 살았던 집을 찾아내 ‘성지 순례’한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사생팬을 연상케 할 뿐 어떠한 의미도 없고, 일방적인 강요라는 점에서 폭력적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장동건을 사랑한다’는 구호 아래 묻히기 때문에 더욱 문제적이다. 심지어 그 사랑은 오직 스타가 섭외 없이 자신들의 초대에 응하는 ‘기적’만을 위한 포장된 감정이다. 결국 2주 째 장동건은 <7번가의 기적>의 초대에 응하지 않았다. 그리고 <7번가의 기적>은 프로그램의 말미에 “이 프로그램의 내용에 대해 장동건은 책임이 없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하지만 일방적 초대를 받은 스타가 초대에 응하든 그렇지 않든 받을 스트레스와 부담감에 대해서는 <7번가의 기적>에게 책임이 있다. 스타는 인간이지 그들에게 기적을 일으켜 줄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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