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이화령 구간 복원 기공식'..87년만에 연결

백두대간 이화령구간 복원 전·후 전경(출처 : 행안부)

백두대간 이화령구간 복원 전·후 전경(출처 : 행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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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구불구불 조령산 산길, 해발 584m 높이에 두사람 키 높이의 비석 하나가 떡하니 세워져있다. '백두대간 이화령' 표지석이다. 비석을 경계로 한쪽은 경상북도 문경, 또 한쪽은 충청북도 괴산이다.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 도로표지판에서 스무발짝도 채 못 가 '여기는 경상북도 문경시입니다'라는 비석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 스무발짝 안에 두개의 비석이 서 있는 사연은 이렇다.


1925년 일제가 이화령 고갯길에 도로를 내고 경상도와 충청도를 갈라놓아서다. 자동차 딱 두 대가 지나갈만한 이 도로가 뚫리고 백두대간의 본줄기인 이화령의 맥이 끊겼다. 일본은 한반도 신작로화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1400km 백두대간을 잘라놓겠다는 의도가 있었다. 민족정기의 흐름이 끊긴 것은 물론이고, 생태계까지 파괴됐다. 이렇게 일제강점기와 산업성장에 따른 산림훼손으로 단절된 백두대간 구간만 63개소나 된다.

16일 오후2시 괴산농악대가 이화령 구간 복원을 축하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16일 오후2시 괴산농악대가 이화령 구간 복원을 축하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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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경상도와 충청도의 주민 200여명이 이화령고개로 몰려들었다. 87년만에 끊어진 구간을 연결하는 첫 작업인 '이화령 구간 복원 기공식'을 보기 위해서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일제에 의해 끊어졌던 우리 민족의 대동맥을 이어 민족정기와 얼을 되찾게 됐다"고 축사를 남겼다. 문경새재로 유명한 조령산 이화령 구간은 맹 장관이 자전거로 여러차례 오르내린 곳이다.


이화령 구간 잇기는 오는 10월 완료된다. 연장 46m, 폭 14m, 면적 4340㎡의 규모로 '생태터널'을 만들어 끊어진 산줄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터널 밑으로는 자동차들이 드나들고, 터널 위에는 녹지대를 조성해 이화령의 옛 모습을 복원한다. 복원된 이화령은 포유류와 양서류, 각종 식물 등의 이동통로가 된다.

이화령 고개는 경상북도 문경시와 충청북도 괴산을 연결하는 고개다.

이화령 고개는 경상북도 문경시와 충청북도 괴산을 연결하는 고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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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화령에는 '백두대간'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도 함께 했다. 남북한의 백두대간을 모두 답사한 한국관광공사 명예홍보대사 로저 셰퍼드(48·뉴질랜드)씨는 "2006년 우연히 친구의 소개를 받고 백두대간을 종주하게 됐다"며 "북한의 백두대간을 충분히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남한의 백두대간과 매우 비슷한 모습이다. 지리산에서 백두산까지 연결되면 꼭 다시 종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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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여성 최초로 단독으로 백두대간을 76일간 종주한 남난희(54·지리산 거주)씨도 이화령 복원 소식에 감격을 표했다. 그는 "지금까지 세 차례 백두대간을 종주했는데, 하루에 한 번 꼴로 끊어진 구간을 발견해 안타까웠다"며 "마지막으로 백두산까지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이화령 고개에서 바라본 경치.

이화령 고개에서 바라본 경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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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백두대간을 연결하는 작업은 이제 시작 단계다. 이번 이화령 복원의 총 사업비 43억원은 행안부와 산림청이 절반씩 부담했다. 앞으로도 정부는 향후 10년 동안 504억원을 투입해 복원이 시급한 13구간을 연차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일제 강점기때 끊긴 강릉 대관령, 전북 장수 육십령, 경북 문경 벌재, 경북 상주 눌재·화령재·생태원 뿐만 아니라 60~70년대 개발사업으로 단절된 경북 상주 비재·목장도로, 전북 남원 사치재·노치-고기·정령치도 복원 대상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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