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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집’ 한화에 부채질하는 배스의 일상?

최종수정 2012.04.30 17:33 기사입력 2012.04.3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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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배스(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브라이언 배스(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외국인 선수는 각 구단 전력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한 시즌 운명을 좌우할 정도다. 빼어난 성적은 곧 극진한 대접으로 이어진다. 많은 팬들의 사랑은 덤. 반대의 경우 소속팀의 연고지는 기피 도시가 된다. 온갖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다. 물론 범위는 야구장 안팎으로 제한돼 있다. 고행(?)의 시간도 그리 길지 않다. 구단들이 서둘러 교체를 단행하는 까닭이다.

쉐인 유먼(롯데)과 마리오 산티아고(SK)에게 부산과 인천은 각각 파라다이스와 같다. 30일 현재 각각 3승 평균자책점 1.53과 1승 1패 평균자책점 1.37을 기록하며 팀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했다. 3승 1패 평균자책점 2.54로 선전 중인 더스틴 니퍼트는 일찌감치 두산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 브랜든 나이트(넥센)도 빼놓을 수 없다. 3승 1패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하며 재계약을 체결한 넥센에 화답하고 있다.

이들의 호투는 브라이언 배스(한화), 호라시오 라미레즈(KIA), 레다메스 리즈(LG) 등에게 부러울 수밖에 없다. 어느덧 애물로 전락한 구단 내 입지. 배스는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48.60으로 부진하며 지난 19일 1군 명단에서 말소됐다. 한대화 감독은 향후 승격과 관련한 질문에 “지금까지 보지 않았으냐”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배스는 “7, 8월이 되면 구속은 올라온다. 나는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라고 했다. 보기 좋은 핑계에 불과하다. 배스는 그간 25차례(5시즌)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2.83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올 시즌은 다르다. 두 차례 시범경기에서 7.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8.59를 기록했다. 지난 24일 청주 넥센 2군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지만 29일 상무전에서 5이닝 9피안타 8실점(8자책)하며 또 한 번 구단의 기대를 저버렸다.

세이브 성공 뒤 포수 심광호(오른쪽)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레다메스 리즈(사진=정재훈 기자)

세이브 성공 뒤 포수 심광호(오른쪽)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레다메스 리즈(사진=정재훈 기자)


리즈는 극심한 제구 난조에 시달린다. 지난 시즌 11승 13패 평균자책점 3.88의 무난한 성적을 남겼지만 올 시즌 2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13.50으로 부진하다. 소방관 변신이 화근이 됐다. 13일 잠실 KIA전 5-5로 팽팽하던 연장 11회 ‘16구 연속 볼’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며 네 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26일 잠실 넥센전 7-5로 앞선 9회에도 세 타자 연속 볼넷을 내준 뒤 그대로 강판됐다. 리즈는 최근 차명석 투수코치와의 면담에서 마무리 변신에 상당한 부담을 호소했다. 김기태 감독은 이 점을 고려, 27일 그를 2군으로 내려 보냈다. 두 차례 선발 등판으로 컨디션을 체크한 뒤 1군에 다시 올릴 예정이다. 리즈는 29일 경산 삼성 2군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빼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구단 관계자는 “안정감을 많이 되찾았다. 직구 평균 구속이 155km였다. 최고 161km까지 찍혔다”라고 말했다. 컨디션 난조로 데뷔가 불발된 라미레즈 역시 퓨처스리그에서 작은 희망을 쏘아 올렸다. 22일 함평 상무전 4회 선발 양현종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3이닝 1피안타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28일 강진 넥센전에 선발로 나서 4.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계속된 호투 소식에 선동열 감독은 “라미레즈를 5월 중 1군으로 부르겠다”라고 밝혔다.

세 선수 가운데 유독 따가운 눈총을 받는 선수가 있다. 바로 배스다. 낯선 땅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까맣게 타들어간 한화 팬들의 마음을 들쑤시고 있다. 그 근원지는 블로그. 아내 제니 배스는 지난해 미국 유슈 방송사인 CBS로부터 ‘볼티모어의 파워블로거(Most valuable baltimore blogger)’로 선정될 만큼 활발한 포스팅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시즌 초 일부 국내 언론은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야구를 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화 팬들에게 블로그는 불난 집에 부채질과 같다. 컨디션 조절 실패에 대한 착잡함은커녕 한국 문화를 마음껏 즐기는 사진이 매일 업데이트되는 탓이다. 2군 강등 이후에도 배스 부부는 대전 동물원, 시장골목 등에서 사진을 찍으며 여유로운 삶을 즐기고 있다. 잘못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삶의 단면이 전체로 보일 수 있는 블로그 특성상 배스는 충분히 책임의식이 결여된 선수로 비춰질 수 있다. “5월이면 구속이 올라온다”에서 “7월이면 된다”로 바뀌는 변명 등은 팬들의 의심을 더욱 야기하고 있다.
라이언 사도스키(롯데)는 트위터를 통한 팬들과의 소통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사진 출처=사도스키 트위터 캡쳐)

라이언 사도스키(롯데)는 트위터를 통한 팬들과의 소통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사진 출처=사도스키 트위터 캡쳐)


외국인 선수들의 블로그, 트위터 등은 어느덧 팬들의 관심대상으로 떠올랐다. 두산, 넥센 등에서 뛴 크리스 니코스키는 SK에서 뛴 2009년 동료들의 장난을 유투브에 올리며 ‘동성애자’를 언급했다. 이 때문에 당시 적잖은 팬들은 농담 삼아 SK를 ‘에스게이’라고 지칭했다. 블로그, 트위터 등이 상당한 파급력을 갖춘 셈이다. 이는 더 많은 인기와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가 붙는다. 좋은 성적이다. 롯데의 라이언 사도스키가 대표적인 수혜자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0승 투수 반열에 오른 그는 한글을 따로 공부하는 정성으로 팬들과의 소통을 시도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올 시즌 성적은 다소 부진하다.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05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사도스키에게 비난을 가하는 팬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 팀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하지만 나한테 진짜 실망했어요”라는 진심 어린 글이 오히려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든다는 평이다. 물론 여기에는 10승1무5패로 두산과 함께 리그 선두를 달리는 팀 사정도 개입된다.

한화는 5승12패로 리그 꼴찌에 머물고 있다. 17경기를 치렀지만 1위 롯데, 두산과의 승차는 어느덧 6경기까지 벌어졌다. 선발진 가운데 승리를 챙긴 투수는 박찬호, 류현진 둘뿐이다. 이 점을 인식한 구단은 지난 19일 육성팀의 김장백 대리를 미국으로 급파해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가 아직 시즌 초반인데다 각 구단들이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은 선수들을 제각각 묶어놓고 있는 까닭이다. 첩첩산중에 놓인 한화. 결국 당장의 이상적인 해결책은 배스의 빠른 컨디션 회복뿐이다. 구단 프런트의 수고를 덜어내며 선수단의 도약을 촉진할 수 있다. 책임의식이 결여됐다는 팬들의 오해(?)도 해소할 수 있다. 덤으로 아내 제니의 블로그는 볼티모어를 넘어 대전의 파워블로거로도 선정될 수 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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