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갈까?" "아무데나" "뭐 먹을까?" "아무거나"
서울 종로 광장시장. 원단골목에 위치한 '마약김밥' 가게는 매일 북새통을 이룹니다. 주말 이면 20분~30분씩 기다려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한 번 먹으면 마약처럼 끊을 수 없다' 고 해서 마약김밥이라고 별칭이 붙었지만 사실 이곳 꼬마김밥이 그렇게 대단한 비법을 가진 건 아닙니다. 소금과 참기름으로 간을 한 밥에 볶은 당근, 부추, 단무지를 넣고 야무지게 돌돌 말아 만든 게 전부이니까요. 40여년 된 손맛의 차이겠죠. 어찌되었든 이 마약김밥을 먹고 싶어 시장 끝까지 길게 줄 선 손님들을 찬찬히 보니 마약의 '중독성'보다 마약의 '호기심' 때문에 온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한 젊은 커플은 "얼마나 맛있기에 사람들이 시장 밖에까지 나와 줄을 섰는지 궁금했다"면서 "사람들이 줄 서 있으니까 괜히 나도 따라 같이 서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줄서기의 법칙(?)'은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도 통하는 법인가 봅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의 프라다 매장 입구에는 백화점 로비층을 두 바퀴 휘휘 돌아 서있 는 입장객들로 북적였습니다. 길게 줄 선 프라다 매장을 보고 있노라면 다른 명품 브랜드 중에서도 프라다가 단연 인기있듯 비춰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상은 매장에 입장한 고객 들을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매장 출입 인원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지요.
루이뷔통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말이나 공휴일처럼 손님이 몰릴 때에는 매장 출입 인원을 일정 수 이하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쇼핑하는 고객들이 매장 내에서 보다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1:1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기 차원이라고 하네요.
일부 레스토랑에서도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매장을 관리하는데요, 좌석이 곳곳에 비어있음 에도 불구하고 대기 명단에 이름을 먼저 올려놓는 식입니다. 직원들이 테이블 세팅을 하는 동안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들어가서 앉아서 기다려도 될 것 같은데 무조건 줄 먼저 세우는 거죠. 그런데 신기한 건 그렇게 밖에서 대기하다보면 어느새 등 뒤로 사람들이 쪼르르 줄 서게 된다는 것입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 곳은 사람들로부터 '검증받은 곳'이라는 인상을 주게 되어 맛이나 품질 등에 있어서 '어느 정도 믿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면서 "가끔 손님이 없을 때면 아르바이트를 고용해서라도 매점 앞에 줄을 세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길게 줄 선 매장을 보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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