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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가구'때문에 소득불평등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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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한국의 소득불평등도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건 '나홀로 가구'가 늘어나고 있어서라는 주장이 나왔다. 소득불평등도를 파악할 때 일반적으로 상ㆍ하위 10% 가구의 소득 격차를 비교하는데, 하위 가구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어 가구별 소득이 줄어들면서 상ㆍ하위 가구의 소득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과 함께한 '2012 한국경제보고서' 브리핑을 통해 이런 의견을 밝혔다. 박 장관은 "수학적으로 소득 분배의 불평등도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는 소득불평등도가 올라간 게 아닌데도 분모(가구 수)가 커져 가구당 몫이 줄어든 듯 보인다는 얘기다.
또 한국의 소득불평등도는 다른 OECD 회원국과 비교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OECD 평균 상ㆍ하위 10% 가구의 소득 격차가 9배인데, 한국은 10배로 평균을 좀 웃돌지만 거의 평균에 가까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이어 "한국의 소득불평등도는 미국(14배)이나 브라질(50배)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에 대한 정책 권고와 관련해 그는 "소득불평등 문제엔 낮은 성장과 높은 실업률 문제가 칵테일처럼 섞여 있는데 한국은 견조한 성장과 낮은 실업률, 그리고 강력한 해소 의지를 보이고 있으니 '하던대로 하라(stay in course)'"고 답했다.

박 장관과 구리아 사무총장의 의견은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 현황을 파악할 때 참고할 만하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이달 중순 낸 '소득양극화 해소를 위하여'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도가 1990년대 초반까지 지속적으로 개선됐다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악화돼 최근에는 1980년대 초반 수준으로 되돌아 갔다"고 분석했다. 보고서가 근거로 든 건 지니계수다. 유 연구위원은 "2000년대 중반 0.306이던 지니계수가 2000년대 후반에는 0.315로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소득이 균등하게 분배될수록 지니계수는 낮게 나온다.
KDI도 가구 구성의 변화가 이런 현상에 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공적연금제도가 잘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급속한 고령화와 가족 해체 현상이 나타났고, 이 과정에서 노인가구 중 절반은 빈곤층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급격한 가구 구조 변화를 겪고 있다. 26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0~2035년 장래가구 추계'를 보면 지난해까지 2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1인 가구 비율(25.3%)이 2인 가구(25.2%)를 앞지를 전망이다. 3인(21.3%)과 4인 가구(20.9%)의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2010년 평균 2.71명이던 가구원 수는 2035년 2.17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로 가면 2035년에는 1인 가구가 34%로 확대되고, 2인 가구도 3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열 집 중 세 집은 나홀로 가구, 일곱 집은 2인 이하 가구라는 얘기다. 혼자 사는 노인도 크게 늘어 2035년에는 75세 이상 가구의 절반을 웃도는 51%(210만5000가구)가 나홀로 노인 가구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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