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08년 5월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국 주요 일간지에 광고도 냈다. 그러나 미국에서 6년 만에 발생한 광우병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 발표가 거짓임이 드러났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는 광우병 발생과 관련해 수입중단을 명문화한 조항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갈팡질팡하는 동안 대형마트에선 매장에서 쇠고기를 철수시켰다 반나절 만에 다시 판매하는 혼선이 벌어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광우병 공포가 삽시간에 번졌다. 4년 전, 석 달 넘게 지속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로 혼쭐이 난 정부의 대응치고는 무기력하기까지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26일 전화통화에서 "광우병 관련 자료를 미국에서 아직 받지 못했다"며 "그(미국) 쪽에서도 원인을 파악하고 결과를 보려면 하루 이틀 끝낼 일이 아니다"고 했다. 전날 정부의 공식 입장 표명에 늦어진 것에 대해 "(미국으로부터)필요한 정보가 바로 이뤄질(올) 것으로 생각하고 시간을 조금 끌었다"고 답변했다. 그는 '마트 보다 못한 정부'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대형마트의 판매중단은 상술"이라며 "국가는 통상이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시)부작용을 고려해야 하지만, 기업은 순이익만 생각하지 않느냐, (마트가)판매 전략으로 판매를 중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2008년)당시 시민단체에서 광우병 발생시 수입금지 명문화 조항을 요구했지만 정부가 '할 수있다'고 했다"며 "이번에 정부가 수입중단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정부가 사실상 거짓말을 했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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