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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 한달' 매달려 내놓은 '원전 운영' 종합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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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지난 2월9일 저녁 8시34분 발생한 고리 원자력발전(원전) 1호기의 전원 공급 중단 사고. 그리고 한 달이 지난 3월13일에서야 사고 소식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진 조직적 은폐.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고리 1호기 정전과 은폐'는 우리나라 원전을 둘러싼 총체적인 논란을 야기했다. 20년 이상 된 노후 원전의 안전성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은 물론 원전 운영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상명하복식 조직 문화에 따른 은폐 시도에 국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일본 경제가 휘청거린 학습효과는 공포심을 유발했다.
고리 1호기는 다행히 12분 만에 전력 공급이 재개됐지만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했다. 사고 당시 비상 디젤발전기가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는 등 기본적으로 원전 설비 자체에 문제가 많았고, 한수원에서 전국에 있는 원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체계조차 없었다는 점, 문책이 두려워 조직적으로 은폐를 시도한 것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부실과 허술함을 드러낸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긴 사례다.

원전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정부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꼬박 한 달을 매달려 '종합 세트'를 마련했다. 원전 설비 건전성 강화, 투명성 제고 및 소통 강화, 한수원 조직 문화 쇄신 및 역량 강화, 협력업체 역량 제고 등 4대 분야를 정하고, 15개의 세부 추진 과제를 넣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20년 이상 된 원전 9기에 대해 정밀 점검을 이달 중 실시하고,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는 설비를 교체키로 했다. 현재 수명이 20년을 넘은 국내 원전은 최근 사고가 발생한 고리 1호기를 비롯해 고리 2~4호기, 영광 1ㆍ2호기, 월성 1호기, 울진 1ㆍ2호기 등 9기다.
정밀 점검을 통한 노후 원전 폐쇄 가능성에 대해선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원전 폐쇄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국제기준에 맞춘 안전성 점검을 통해 결정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고리 1호기에 대해선 조만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 점검을 거친 뒤 부품 교체 등을 통한 재가동 혹은 장시간 가동 중단 등의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재가동에 최장 1년여 시간이 소요될 경우 대규모 '블랙아웃'에 대한 염려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철저한 안전성 확인이 가능하도록 '계획예방정비' 기간을 현 20~30일에서 35~45일로 확대하고 주요 점검 항목은 50개에서 100개로 늘렸다. 원자로나 터빈발전기 등 핵심 설비 일부는 위탁업체가 아닌 한수원이 직접 검사를 하도록 해 책임 소재를 강화한다.

또한 내년 발주 예정인 신고리 5ㆍ6호기 주설비 공사부터 적용 예정이던 최고가치낙찰제를 기존 원전의 유지보수(O&M)에도 적용키로 했다. 전국 원전에서 보고 사항이 발생할 때 자동으로 통보가 되는 경보 체계도 12월까지 개발한다. 한수원 본사에는 24시간 운전 모니터링 시스템이 갖춰진다.

한수원 납품 계약에 대한 정부의 감시 기능은 보다 강화된다. 한수원 직원이나 관리ㆍ감독 기관 종사자(친인척 포함)는 한수원과 거래가 금지 또는 제한된다. 한수원 퇴직자를 협력사가 채용하는 고질적인 관행도 자제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협력사는 발전 정지 유발 시 삼진아웃제가 적용된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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