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리즘 러브스토리(미국, 2009)
“주택자산을 활용하세요”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지낸 엘런 그린스펀이 한 말이다. 영화 속 엘리자베스 하버드대 교수는 엘런 그린스펀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미국 노인층 대다수가 집을 담보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집에서 쫓겨나게 됐다는 것이다.
그들은 컨트리와이드와 같은 주택담보 대출 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다. 모기지 회사는 부채가 많은 가정, 보증금이 부족한 젊은 부부, 소득이 적은 자영업자들에게 마케팅을 해왔다.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소득계층에게 초점을 맞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은 미국 부동산 시장 하락과 함께 파탄이 났다. 대출을 해준 모기지 금융회사가 이 채권을 이용해 자산유동화증권(MBS)를 만들어 냈고,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같은 대형 투자은행이 이 증권을 판매했다. 신용도가 낮은 계층을 상대로 대출을 해주고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이 상품은 인기를 끌었다.
문제는 또 있었다. IB들이 자신들이 짊어진 상환위험을 전가하기 위해 다시 신용부도스왑(CDS)이라는 파생상품을 만들어 보험사에 판매한 것이다. AIG 같은 세계적인 보험사가 휘청했다.
미국 정부와 업계가 문제를 알아챘을 때는 저소득층 가정이 담보로 맡긴 주택에서 나온 유동성이 이미 수많은 파생상품으로 나뉘어 거미줄 같은 거래로 엉킨 상황이었다. 이들이 만든 상품은 전문가들이 보기에도 복잡했다. 2008년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라더스가 무너질 때도 정확한 손실규모를 추정하기 힘들 정도였다.
감독인 마이클 무어의 영화는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선다. ‘화씨911’, ‘식코’ 등 그가 만든 영화는 사회에 적지 않은 이슈를 만들어냈다. 과장된 편집과 무모한 행동이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
이 일부에서는 그의 다소 극단적인 문제 해결 방식에 거부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가속화된 미국 정부의 파생상품규제 완화 정책은 다수가 인정하는 문제로 남아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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