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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의 CINEMASCOPE -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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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의 CINEMASCOPE -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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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한국 영화 전성시대다. '부러진 화살'과 '댄싱 퀸'의 쌍 끌 흥행으로 기분 좋게 2012년을 연 한국 영화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와 '러브 픽션' 그리고 '화차'와 '건축학개론'으로 한껏 분위기가 좋다. 좋은 각본과 안정된 연출력, 배우들의 호연에 효율적인 마케팅이 결합된 결과다.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12일 개봉, 이하 간기남)도 개봉 전 관객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데는 성공했다. 일단 '야릇'한 제목이 솔깃하게 들린다. 영화의 두 주연 배우인 박희순과 박시연의 '과한' 19금(禁) 노출에 대한 관심도 높다. 흥행을 위한 판은 확실하게 깔렸다. 이제 영화의 완성도만이 남았다.
'간기남'은 팜므 파탈(Femme Fatale, 악녀)이 등장하는 범죄 스릴러 영화의 텍스트다. 부업으로 흥신소를 운영하는 간통 전문 형사 선우(박희순 분)에게 사건 하나가 접수된다. 그저그런 불륜 현장 급습이라고 여기고 교외 러브 호텔을 찾은 선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두 구의 시체다. 유일한 목격자는 죽은 남자의 아내인 수진(박시연 분)뿐으로, 순식간에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몰린 선우는 도발적 매력의 소유자 수진과 자꾸만 위험한 관계로 치닫는다.

익숙한 이야기다. 샤론 스톤을 할리우드 특급 여배우로 올린 폴 버호벤 감독의 '원초적 본능'이나 조금 더 과거로 올라가면 캐서린 터너 주연의 1981년 작 '보디 히트'를 닮았다. 두 영화 공히 양면된 이미지의 악녀와 그의 매력에 '홀딱' 빠진 남자 주인공 사이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감정 변화를 따라가는 성공적인 범죄 스릴러 영화다.

'간기남'의 출발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신선했다. 여전히 간통죄 존속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는 한국에서 스릴러 장르에 간통이라는 요소를 끼워 넣으려는 시도는 좋았다. 장르 영화의 성패는 철저히 투 톱 배우의 화학반응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간기남'의 두 주연 배우에게선 끈적하고 치열한 애증(愛憎)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배우 잘못은 아니다. 영화는 이야기가 조금 긴장되고 진지해진다 싶으면 이내 여러 감초 조연들의 코미디로 넘어간다. 스릴러와 코미디의 매끈한 결합에 실패한 각본 탓이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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