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룹의 기업자재구매대행(MRO) 계열사인 서브원의 대표이사직을 그만 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그룹 관계자는 4일 "서브원의 대표이사 사직으로 구 회장이 지주사 외에 직접 경영하는 계열사는 없다"며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며 구회장이 앞으로 계열사 대표를 맡을 가능성도 적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의 이같은 결정은 올들어 행보에서 예견됐다. 구 회장은 올해 들어 국내에만 머물며 그룹 내실 다지기에 주력 중이다.
최근에는 서브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지주회사 경영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회사측은 구 회장이 향후 그룹의 미래 전략 구상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LG경제연구원과 LG인화원을 운영하는 LG경영개발원 대표이사에 올랐다. LG경영개발원이 직접사업을 하는 회사가 아닌 만큼 구 회장은 향후 지주사인 LG를 통한 그룹 간접 경영에 주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이 서브원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향후 지주회사를 통해 그룹의 미래 사업 구상 및 인재 육성 등을 집중적으로 챙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연초부터 신년사와 임원 회의 등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올해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주력계열사의 부진으로 그룹 전체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이를 타개하기 위한 구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그룹 창립 65주년을 맞이해서는 영속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고객가치경영, 원천기술경영, 그린경영 등 3가지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당시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고, 핵심ㆍ원천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활동을 장려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투자와 우수인재 확보를 통해 미래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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