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자사주 매입 속내는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3월15일과 23일 한라건설 주식을 각 1000주씩 매수한데 이어 4월 2일과 3일 각각 3000주, 1000주씩 추가 매수했다. 앞서 정 회장은 1월30일 유상증자에 참여, 300억원을 투입해 222만여주를 추가 취득했다. 이 유증 참여로 정 회장은 한라건설 지분율은 21.98%에서 24.03%로 늘렸다. 여기에 계열사인 마이스터가 200억원 규모로 참여하면서 정 회장은 특수관계인까지 합쳐 지분율을 35%대로 끌어올렸다.
3월 중순 이후 정 회장이 산 한라건설 주식 수는 6000주. 매입 단가는 1만3150원에서 1만3500원으로 총 매입급액은 8000만원을 조금 밑도는 수준이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정 회장은 이미 30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빚을 내 주식을 사 경영권 안정장치를 확보한 상태다. 대출이자를 6%로 가정하면 월 이자비용만 1억5000만원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추가로 주식을 더 살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한라건설측은 "매수 규모가 크지 않아 따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 회장 개인 차원에서 주식을 산 것인데다 의미있는 지분율 변화가 있는 숫자도 아니란 얘기다.
한종효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도 저평가 의견에 동조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연초 1000억원 규모 증자와 만도 지분 매각(855억원)으로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한데다 내년 빠른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범현대가 및 해외사업 성과로 올해 2조3000억원의 수주를 기록, 전년대비 23% 증가했다"며 목표가를 2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