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한뚝배기 하실래예~"로 이름을 알렸던 '농심 뚝배기 설렁탕'. 지난해 3월 한 때 시장점유율이 1.8% 이상 오르며 인기를 모았지만 이제 사람들은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한뚝배기 하실래예'라는 광고카피는 유행어처럼 남아있지만 라면은 유령처럼 종적을 감췄다.
지난해 8월 팔도 '꼬꼬면'을 시작으로 삼양 '나가사키 짬뽕', 오뚜기 '기스면', 농심 '후루룩 칼국수'까지 각 라면 제조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하얀국물 라면을 출시하면서 대형마트에서 하얀국물 라면의 점유율은 20%를 넘어섰다. 말 그대로 하얀 국물 라면이 '대세'를 이룬 것이다.
하얀 국물 라면의 거센 도전에 기존의 라면시장은 적지 않은 위기를 맞았다. 그나마 라면시장에서 전통의 강호로 손 꼽히는 신라면과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이상 농심) 등은 점유율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시장을 유지했다.
2위권 라면도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였지만 이전과 비교해 큰 점유율 변화없이 시장을 유지했다. A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대형마트의 라면 판매 2위는 올리브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 얼큰한 맛(이상 농심), 꼬꼬면, 나가사끼 짬뽕 등 5개 라면이 8~10% 안팎의 점유율로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을 제외한 3개는 그나마 시장에서 체면 유지를 한 셈이다.
그러나 하얀국물 라면 등장과 함께 잊혀져 가는 이름도 적지 않다. 농심 뚝배기 설렁탕의 점유율은 크게 줄었다. A마트에서 지난해 3월 봉지라면 시장에서 뚝배기 설렁탕의 점유율은 1.8%로 점유율 12위에 랭크 됐지만 올 3월에는 15위권 내에도 들지 못했다.
삼양식품의 수타면도 지난해 3월 3.9%의 점유율로 시장 순위 6위를 기록했지만 하얀국물 등장과 함께 15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오뚜기 진라면도 지난해 중순까지는 1.5% 안팎의 점유율로 시장에서 명맥을 유지했지만 하얀국물라면의 점유율이 15% 이상 뛰어오른 지난해 10월부터는 종적을 찾을 수 없다.
이밖에도 오징어짬뽕, 무파마(이상 농심), 삼양라면(삼양) 등도 시장점유율을 크게 잃었다. 또 감자면, 생생우동(이상 농심), 맛있는라면, 해물라면(이상 삼양), 백세카레면, 열라면(이상 오뚜기) 등은 매장에서 찾기조차 쉽지 않게 됐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하얀국물 라면이 시장에 출현한 이후 봉지라면 시장에 큰 변화가 생겼다"며 "최근 들어 남자라면, 돈라면 등 하얀국물에 후속 라면이 등장하면서 시장에 또 다른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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