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을 접하고 이름도 생소한 이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잔치 분위기를 예상했지만 직원들은 어쩐지 소극적이었다. 사장을 연결해 달라 해도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거절했다. 사장의 휴대폰은 하루 종일 꺼져 있었다.
궁금증은 21일 풀렸다. 이 회사의 사장은 구속됐다. 그것도 11년 숙원인 식약청 허가 하루 전날인 12일에. 잔치가 초상으로 180도 바뀐 것은 리베이트 때문이다.
사장은 의사들에게 외제차를 사주는 등 10억원이 넘는 리베이트를 써왔다. 받는 쪽도 처벌하는 '쌍벌제' 시행 후 최대 규모의 리베이트 사건이라는 '뉴스의 신선함'에 주요 언론매체가 크게 다뤘다. 앞으로 이 회사는 '천연물신약 7호'가 아닌 'BMW 제약사'로 불릴 것 같다.
제약업계 사람들 모두 알고 있다. 약가인하가 시행되는 4월 1일 전 어느 시점에 정부는 '따끈한' 리베이트 적발 사건을 발표할 것이란 사실을. 그렇게 '명분'을 잃으면 또 당하고 말 것이라고 모두가 입 모아 말했다.
하지만 '알고도 또 당한 것'은 '알아도 숨길 수 없는 썩은 살' 때문이다. 이 시간에도 리베이트로 한 몫 잡으려는 또 다른 BMW 제약사들은 생각을 고쳐먹어야 할 것이다. 11년 성과도 물거품 되는 건 한 순간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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