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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집행유예공식 이번에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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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LG가 방계3세 구본호씨에 대해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주가조작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로 재판에 넘겨진 구씨에 대한 재상고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15일 확정했다.
구씨는 아버지인 고 구자헌씨가 지난 1977년 설립한 물류업체 범한판토스의 지분 46%를 갖고 있는 대주주이다. 배당금 등으로 마련한 자금을 통해 지난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그가 손댄 종목들은 LG가 출신이라는 뒷 배경에 투자자들이 몰리며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디어솔루션(현재 레드캡투어)을 인수하고 자신이 갖고 있던 범한여행사를 합병해 우회상장하는 과정에서 증권거래법을 위반한 혐의가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다. 재미교포 사업가 조풍언씨와 손잡고 주가를 조작해 165억원 규모 이득을 챙긴 혐의로 2008년 기소된 구씨는 1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172억원, 2심에서는 징역 2년6월에 벌금 86억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어 대법원에서는 일부 주식거래를 사기로 판단한 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에서 구씨는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도 형을 확정 받았다. 재판부는 "범한여행의 우회상장이 주요 목적이었기 때문에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주가조작 범행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구씨의 주가조작 대상이었던 미디어솔루션의 주가상승이 조씨를 통해 문제가 된 외국인 투자자를 가장한 점 보다는 LG가 3세 출신이라는 배경이 더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집행유예 사유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시세차익만을 얻기 위해 범행을 저지르지는 않았고 선친이 물려준 회사의 성장을 위해 무리한 욕심을 부리다가 범행에 이르렀다. 사실상 그의 회사인 범한판토스의 차용금도 모두 변제해 재무부실 위험도 해소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형이 확정된 구씨가 그룹 총수는 아니라고 하지만 그동안 공식처럼 인식된 '재벌가=집행유예' 판정은 그대로 이어져온 셈이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1990년 이후 10대 재벌 총수 가운데 모두 7명이 22년6개월의 징역형 판결을 받았으나 모두 집행유예를 받아 실형을 살지 않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하고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에 따라 2008년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판결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SK글로벌 분식회계로 2008년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도 모두 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받았지만 대부분 집행유예기간이 더 길었다. 이 때문에 재벌가에 대한 재판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나 특별사면을 받고 마무리된다는 인식이 굳어졌다.

올해 들어 이뤄진 재벌가에 대한 재판에서도 집행유예가 나왔다. 지난달 이뤄진 재판에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모친에게 중형이 선고돼 이슈가 되기도 했지만 아직 1심 판결일 뿐이다. 당시 서울서부지법은 14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태광그룹 회장에게 징역 4년6개월과 벌금 20억원의 선고했고 어머니인 이선애 전 상무는 징역 4년과 벌금 20억원의 판정을 내렸다. 기존 재벌가에 대한 재판이 2심에서 감형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실형이 선고될지는 앞으로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앞으로는 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에 대한 재판이 진행돼 재벌가에 대한 엄정한 판정이 적용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최 회장과 김 회장은 앞서 재판에 올라 모두 집행유예와 사면을 받고 풀려난 전적이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판결 결과가 앞으로 재벌가 재판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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