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키의 혁명 시인인 히크메트(Nazim Hikmet, 1902-1963)가 감옥에서 쓴 시이다. 이 시를 읽노라면 가슴이 뛴다. 지금까지 이뤄진 것, 여태까지 겪은 것들은 예고편일 뿐이라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을 바꿔먹기만 해도, 삶은 경건해지고, 앞에 펼쳐진 길에 대한 의욕과 열정이 솟아오른다. 조국에서 추방되어 평생을 이념의 불꽃으로 살아간 시인이 스스로를 충전시킨 에너지의 발전소는 바로 저것이었으리라.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를 그는 절망이라 말하지 않고,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때라고 말한다. 살이의 힘겨운 굽이에 있는 자에게, 이보다 더한 격려가 어디 있으랴. 고맙다. 히크메트.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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