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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 추세전환" VS "엔고 행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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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나주석 기자]엔화 강세가 한 풀 꺾였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일본 중앙은행(BOJ)이 지속되는 엔화강세와 경기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10조엔(약 1280억달러) 규모의 추가 유동성을 푸는 '양적완화' 카드를 제시하면서 고공행진하던 엔화 가치가 한 풀 꺾였다.

20일 달러·엔 환율은 79.52엔에 거래됐다. 양적완화 발표가 나오기 전인 13일 77.41엔 보다 가치가 떨어졌다. 이날 장중 한때 79.89엔을 기록해 지난해 8월 이후 엔화 가치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외환시장에서는 지금 나타나고 있는 엔화 약세를 추세 전환으로 봐야할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을 봐야할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엔화 약세 추세전환" =그동안 일본은 엔고로부터 수출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환율 시장에 공격적으로 개입을 해왔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BOJ가 환율 시장에 공격적으로 개입했음에도 엔화가 잠시 약세를 보이다 다시 강세로 돌아선 데에는 일본의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가 큰 몫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엔고의 주요축 역할을 해왔던 일본의 무역수지 흑자 신화가 끝나면서 엔화가 더 이상 강세를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은 2조4900억엔(35조1700억원)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일본의 무역수지는 1조4800억엔의 적자를 기록,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적자를 나타냈다.
워싱턴 소재 외환 중계업체인 커먼웰스 포린 익스체인지의 오메르 에시너 애널리스트는 "오랫동안 엔화의 강세를 지탱해주던 기둥들이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했는지 주목해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각한 일본의 부채 문제도 엔화가 약세로 추세 전환할 것이라는 주장의 주요한 근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엔화 매수를 주도해왔던 런던 소재 자산 운용사 아비바 인베스터스의 피에르 르케 외환담당대표는 "엔화의 약세가 시작됐다"면서 "이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부채 위기가 해소되면 일본 부채 문제가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부채 위기로 수면 아래 있던 일본의 부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옵션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일본 통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젠스 노드비그 G10 외환 전략가는 "장기 옵션에서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것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고 행진 계속된다"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BOJ의 추가 유동성 공급이 엔화를 강세에서 약세로 추세 전환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여전히 엔화강세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도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엔화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의 운명이 일본 내부적인 정책 보다 달러나 유로화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의 3차 양적완화(QE3) 정책 시행 가능성, 유럽 부채위기 확산에 따른 유로화 약세가 엔화 강세를 막으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을 희석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런던 헤지펀드 프롤로그 캐피탈의 토마스 젤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장기간 계속되던 엔화 강세 시대가 끝났다는 의견에 많은 투자자들이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엔젤레스 소재 헤지펀드 커먼웰스 오퍼튜너티 캐피탈의 아담 피셔 최고투자책임자(CFO)는 "지난 15년 동안 엔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해 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투자자들은 매 년 돈을 까먹어야 했다"면서 "BOJ의 노력 하나만으로는 엔화 강세를 약세로 전환시키기에 불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이선엽 애널리스트도 "과거 경향을 살펴보면 BOJ의 양적완화 정책은일시적으로 엔화 약세를 불러오지만 엔화 강세 추세 자체를 바꾸지는 못했다"면서 "최근 엔화 약세는 장기적이기보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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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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