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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구제금융 결정 20일 연기 파장..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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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그리스 의회가 구제금융의 전제 조건인 긴축안을 승인하고 그리스 양대 정당이 총선 이후에도 긴축안을 추진하겠다며 확약서까지 제출했지만 유로존은 그리스의 진정성이 의심이 된다며 여전히 불신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급기야 2차 그리스 구제금융 제공 여부에 관한 결정을 오는 20일(현지시간)로 연기했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장 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유로그룹) 의장은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을 결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했다"면서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그룹 정례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융커 의장은 "최우선 과제인 채무상환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 메커니즘에 대해 더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4월 총선 뒤 구제금융=유로존이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여부를 4월 그리스 총선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에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유럽연합(EU)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유로존 재무장관들 사이에서 그리스 구제금융을 그리스 총선 이후로 미루는 것과 관련해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 재무장관은 그리스에 다음달 도래하는 채권(145억유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금만 지원하고 나머지는 4월 총선 이후 그리스 정치 지도자들이 내놓을 개혁안에 대한 법적 확약을 확보한 뒤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리스는 '할 건 다했다'는 입장이다. 그리스 의회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요구한 긴축안을 승인했다. 그리스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사회당ㆍ신민주주의당도 4월 총선 이후 긴축과 개혁정책을 추진하겠다는 확약서를 국제통화기금(IMF)ㆍEUㆍ유럽중앙은행(ECB)에 서한으로 제출한 상태다.

◆그리스는 밑빠진 독=그리스 구제금융이 계속 연기되는 것은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에 대해 갖고 있는 불신감 때문이다. 유로존이 2010년 1100억유로 규모의 1차 구제금융을 제공할 당시 그리스는 재정적자 감축, 경제개혁, 국유자산 매각을 약속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전력이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를 돕고 싶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처럼 돈을 펑펑 쏟아부을 수는 없다"며 그리스 지원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했다. 그는 그리스 정치 상황을 보면 총선 이후 약속한 것들을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그리스 지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한다면 유로존이 겪을 어려움은 훨씬 덜할 것"이라며 "유럽은 2년 전보다 디폴트에 더 잘 준비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을 확신할 수는 없다.

◆거세지는 설전=갈등은 설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칼날 위에 서 있다"면서 "많은 이가 지금 불장난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결정을 미루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을 비난한 것이다.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도 쇼이블레 장관을 직접 거론하며 "그리스 정부를 비난하다니 이는 그리스인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차기 그리스 총리로 유력시되는 안토니스 사마라스 보수당 대표는 "그리스의 머리에 총이 겨눠져 있다"고 표현했다.

일단 현 단계에서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 올리 렌 EU 경제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가 유럽 지역에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그리스의 파산은 일단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헤지펀드의 대부 존 폴슨 역시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리스가 3월 안에 디폴트 상태에 빠질 수 있다면서 그리스의 디폴트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보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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