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발렌타인 데이. 강동희 감독은 더 없이 달콤한 초콜릿 선물을 받았다. 동부의 정규리그 우승이다.
강 감독이 이끄는 동부는 1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원정경기에서 로드 벤슨의 16득점 11리바운드 맹활약에 힘입어 73-6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는 정규리그 우승의 화룡점정이었다. 매직넘버를 0으로 만들며 통산 네 번째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강 감독이 이날 우승을 최고로 손꼽은 건 제자들이 막강한 전력을 뽐내는 까닭이다. 이날 동부는 47경기, 123일 만에 우승을 확정지으며 2007-08시즌 자신들이 세운 역대 최단경기(48경기), 최단기간(141일)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또 역대 최단경기 만에 40승 고지(40승7패)를 밟았다. 종전 기록의 주인은 2003~04시즌 TG 삼보와 2010-11시즌 KT로 53경기였다.
발렌타인 데이 선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동부는 이날 14연승을 내달려 2004-05시즌 안양 SBS가 작성한 역대 최다 연승 행진(15승)에 1승만을 남겨놓았다. 행복한 고민은 하나 더 있다. 지난 시즌 부산 KT가 작성한 정규시즌 최다 승률(75.9%, 41승13패)을 함께 넘볼 수 있게 됐다.
동부는 3월 4일 리그 종료까지 7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강 감독은 큰 욕심을 버리겠다는 각오다. 그는 “당장 목표는 (역대 정규리그 최다승인) 42승이다”라며 “더 많은 최다승을 노리면 플레이오프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47경기를 하며 실수를 계속 되풀이했다. 앞으로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약점을 보완하고 경기감각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팀을 잘 운영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강 감독은 상대팀 KT의 전창진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지도자로 변신한 2005년부터 4년간 전 감독 밑에서 코치로 활동했다. 전 감독은 2009년 4월 KT 지휘봉을 쥐며 강 감독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제자의 급성장을 눈으로 확인한 전 감독은 대견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뒤 “팀의 조화를 위해 그간 열심히 노력했다”며 “진심으로 축하한다. 앞으로도 승승장구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에 강 감독은 “전 감독님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주신 은인”이라며 “가르침을 받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이다. 많은 단점과 실수를 줄여줬다”라고 고마워했다. 이어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다.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