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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무대를 되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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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 시즌1 마지막 회 MBC 일 오후 6시
예고된 것처럼 탈락자는 없었다. 가수들은 득표를 위한 전략 대신 ‘보여주고 싶은 무대’를 이야기했고, 모두 한 마음으로 김경호의 명예졸업을 기뻐해 줬으며, 탈락자를 뽑는 대신 모두 기념 트로피를 선물로 받았다.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첫 번째 시즌은 그렇게 훈훈하게 끝났다. 역설적으로 이 결말은 매 라운드 탈락을 감수하고, 무대보다 탈락자 발표에 서스펜스가 더 집중되는 ‘나가수’의 룰이 과연 어떤 의미였는지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물론 마지막 회였기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어느 때보다 더 불꽃 같았던 무대도, 낮은 순위에도 “웃으면서 이 멋진 가수들을 받쳐줄 수 있”다고 말하는 대범함도 결국 이게 마지막 경연임을 알기에 가능했다 말하는 것도 영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나가수’가 초반 인기를 그대로 유지하지 못 한 건 어쩌면 ‘탈락을 전제로 한 경연’이라는 포맷에 다른 요소들이 매몰된 탓인지도 모른다. ‘나가수’는 쇼의 정형화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지만, 늘 의도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 제작진은 가수들에게 더 많은 무대를 제공하겠다며 경연을 두 차례로 늘렸지만, 그 결과는 “1차 순위가 안 좋으면 2차에서 과감한 변신으로 승부”로 고착화된 전략이었다. 장르 다양성을 위해 섭외된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 가수들은 열창 위주의 경연을 오래 버티지 못 하고 속속 탈락했고, ‘보사노바나 미디엄 템포는 위험’하다는 식의 발언이 공공연해졌다. 가수가 쇼에 너무 오래 매이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도입된 명예졸업 제도는 그 자체가 목표가 되었는데, 가수는 명예졸업 타이틀에 집착했고 언론 또한 ‘OOO, 이대로는 명예졸업 어려워’ 같은 기사로 가수에게 훈수 두기를 서슴지 않았다. 어떤 시도도 경쟁 앞에서 정형화 된 공식을 깨진 못 한 셈이다. 그렇다면 여느 때와 달리 탈락 없이 훈훈하게 진행된 마지막 회는 시즌2 제작진에게 남겨진 숙제를 암시하는 건지도 모른다. 경쟁 앞에서 뻔해지지 않는, 전략이나 공식이 끼어들 틈 없는 무대 자체의 긴장감을 되찾는 것 말이다. 사실 사람들이 처음 ‘나가수’에 열광했던 이유도 경쟁 이전에 무대 자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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