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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대작전>, 손발이 사라지더라도 보게 되는 힘

최종수정 2012.02.09 09:00 기사입력 2012.02.09 09:00

<프로포즈 대작전> 1회 수-목 TV조선 오후 8시 50분
20년지기 친구이자 첫사랑이며 오랜 짝사랑 상대가 다른 남자와 결혼한 날, 울고 있는 강백호(유승호) 앞에 나타나 갑자기 드라마의 장르를 판타지로 바꿔놓은 남자는 자신을 타임컨덕터라고 소개한다. “시간을 지휘하고 안내하는 사람”인 그는 강백호에게 지금의 상황을 바꿀 수 있게 과거로 돌아가게 해 줄 것을 제안한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그저 울고 있는 백호의 모습이 “9회말 만루 홈런을 맞고 주저앉은 투수”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프로포즈 대작전>에는 사건이 벌어지는 특별한 이유나 원인도, 그에 따른 과정과 결과도 없다. 타임컨덕터가 등장해 시간을 운전한다며 어색하고도 빈약한 상상력의 CG를 동원해 배경을 과거와 미래로 바꾸는 것을 보았다면, 사실 거기에서부터 이야기의 개연성 같은 것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프로포즈 대작전>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백호가 과거로 돌아가야만 이슬(박은빈)에게 고백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이 드라마의 배우들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야만 그들다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프로포즈 대작전>이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배우들이 가장 어울리는 연기를 할 수 있는 시간으로 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막 실연당한 20대 후반 남자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소년 같던 백호가 진짜 소년이 되자, 이야기는 다시 시작 되었다. 낯간지럽고 어색한 내레이션과 상황 속에서도, 진짜 소년은 진짜 소녀를 만난다. 이 드라마를 보며 손과 발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는 기분이 되더라도, 눈만은 가장 어울리는 옷과 역할을 입은 배우들에게 고정할 수 있다. 결국엔 지나가 버리고 마는 시절을 바로 그 순간 연기하는 배우를 볼 수 있다는 것은 <프로포즈 대작전>의 가장 큰 힘이다. 그들은 다시 교복을 입었고, 교실에서 건강하고 풋풋한 사랑을 앞두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지켜 볼 가치가 있는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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