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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의 CINEMASCOPE -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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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의 CINEMASCOPE -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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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해리 포터'는 안다. 평범한 열세 살 꼬마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2001)에 입성하면서 인생이 '확' 바뀌었다.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해리 포터' 시리즈와 함께 하며 그는 월드 스타가 되었다. 1편 출연료 100만 달러는 33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해리 포터' 밖에서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전혀 맥을 못 춘다. 대중은 언제나 그에게서 귀여운 마법사 소년 해리 포터만을 원한다.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웨스트엔드 연극 '에쿠우스'에서 털 수북한 가슴 근육을 드러내며 전라로 출연하는 파격을 꾀하기도 했지만, 그의 눈물겨운 '해리 포터' 탈출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영국에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있다면 할리우드에는 사라 제시카 파커가 있다. 개성적인 마스크와 타고난 입담의 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는 지난 1998년 HBO의 TV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뉴요커 칼럼니스트 '캐리' 역을 따내며 비로소 떴다. 하지만 그도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처지와 다르지 않다. 두 편의 '섹스 앤 더 시티' 영화 버전을 빼면 그가 출연한 모든 영화는 100전 100패다.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I Don't Know How She Does It'(이하 하이힐)는 절대 캐리를 그에게서 뗄 수 없는 사라 제시카 파커가 내놓은 절충안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작가 앨리슨 피어슨의 칙릿(Chick Lit)을 원작으로 하는 '하이힐'에서 그는 집과 회사에서 모두 성공하고픈 '수퍼 맘' 케이트로 분했다. 바쁜 회사 업무로 집안 일에 점점 소홀해지는 케이트 앞에 설상가상으로 매력적인 '훈남' 고객 잭(피어스 브로스난 분)이 나타나 추파를 던진다.

뉴욕 배경의 전도유망한 뉴요커가 주연으로 등장하니 '하이힐'은 여전히 '섹스 앤 더 시티'의 자장(磁場) 안에 있다. 솔직하고 대담한 대사, 100% 취재와 경험에서 근거한 생생 에피소드들에 더해 케이트가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돌려 '직장 팁'을 알려주는 장면은 '섹스 앤 더 시티' 캐리의 재판(再版)이다. 다소 털털하고 소박하게 묘사되지만, 극 중 케이트의 패션이나 연기 스타일 역시 동일하다. 달라진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다. 캐리의 삶 1순위가 사랑과 자신의 커리어였다면 '하이힐'의 케이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화목한 가정이다. 껍데기는 그대론데 내용물이 완전히 변화했다. '섹스 앤 더 시티'의 도도한 싱글 캐리를 롤 모델로 여겼던 사람들에게 '하이힐'의 케이트는 일종의 배신처럼 느껴질 수 있다. 서글프지만, 캐리도 이렇게 변해간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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