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예비후보 김종민(민주통합당)과 현역 이인제(자유선진당). 4·11총선을 앞두고 충남 논산·계룡·금산 선거구에서 마주한 이들을 통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이인제가 또 노무현에게 발목을 잡힐 지' 궁금한 것이다.
김 예비후보는 또한 노 전 대통령의 '왼팔'로 불리는 최측근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정치적 동반자로 알려져 있으며 예비후보 등록 직전까지 충남도 정무부지사였다. 이 의원 앞에 또 다시 '노무현'이 등장한 셈이다.
김 예비후보와 이 의원의 묘한 대결구도를 이해하려면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국민참여경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대신 정리한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당시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기로 마음먹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안희정과 이광재(박신홍 지음)'란 책에는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독려하는 안 지사와 이광재 전 의원에게 "이인제 씨에게 지면 어떡할 건가. 이인제 씨 포스터를 들고 전국을 돌며 선거운동 해 줄 자신이 있나?"라고 반문하는 장면도 나온다. 혹여 경선에서 패하면 이 의원을 지지·지원해야 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출마 자체를 고민하게 만들 정도였던 것이다.
이런 고민 끝에 나선 후보경선에서 노 당시 후보는 돌풍을 일으켰다. 경쟁자였던 이 당시 후보는 이른바 '노풍(盧風)'으로 '대세론'에 금이 가자 경선을 포기했고 대선 직전 민주당을 탈당해 자민련으로 갔다. 노 후보는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이 됐다.
노 전 대통령에 이어 다시 한 번 '이인제 방어'에 나서려 했던 인물은 안 지사였다. 그는 2004년과 2008년 총선에서 고향(논산)으로 내려가 이 의원과 맞붙으려 했다.
그러나 2003년 말 노 전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검찰 수사로 1년 가까이 수감되는 바람에 2004년 총선에 나서지 못했다. 2008년 총선 때는 구속됐던 전력 때문에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 의원은 2004년과 2008년 논산·계룡·금산에서 잇따라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되며 정치적으로 재기한 안 지사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에 올랐고, 초대 정무부지사로 김 예비후보를 임명했다. 김 예비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 안 지사의 바통을 이어받아 다시 한 번 이 의원과 마주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10일 저서 '사람세상, 2012' 출판기념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못 다 이루신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당신(노 전 대통령) 곁에서 배운대로 정직한 정치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적 동반자인 안 지사와 함께 노 대통령의 유업을 계승하고 충남 발전을 일궈 나가는 데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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