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명 임직원 인사 하루에 끝내
은행권 정기 인사는 통상 임원 인사가 먼저 나고 이어 부·점장급 인사가 난 뒤 대상자가 많은 팀장급 이하 인사가 날 때까지 총 열흘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다 보니 인사 기간 동안에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업무에 공백이 생기는 일이 많았다. 조 행장은 이런 관행을 깨뜨리고 싶었다. 인사에 대한 궁금증을 한번에 해소해 매년 인사철마다 되풀이돼 온 '들뜨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조기에 안정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또 부·점장과 팀장 등 직급별로 순차적으로 부임하도록 해 고객 불편을 줄이는 데도 신경을 썼다.
또 이번 인사에서는 현장 및 특수분야 전문가와 여성 리더 등 차세대 주자의 발탁도 눈에 띈다.
먼저 제주 토박이 출신으로 금융상담에 뛰어난 역량을 보인 정금자 제주지점 팀장을 신제주지점장으로 발탁했다. 역점 사업으로 신설되는 문화콘텐츠사업팀 부장의 경우 내부 공모를 거쳐 윤보한 팀장이 뽑혔다.
이외에도 농구선수와 전화교환원·운전기사 출신 등을 발탁했다. 출발점이 어디든 최선을 다해 노력한 직원이라면 누구나 CEO까지 오를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이는 조준희 행장이 평소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는 경영철학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예년보다 열흘 정도 빨리 안정된 조직으로 영업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2012년을 선두에서 출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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