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대목 앞둔 백화점, 조명끄고 실내온도 제한..소비심리 위축 우려
명동 화장품매장 배짱영업..전기난로까지 켜놓고 장사..소비자 "따뜻해도 안간다"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오주연 기자] 크리스마스를 한주 앞둔 18일. 서울 시내 백화점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조명들의 휘황찬란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빛을 발하지 않는 조명 탓인지 연말연시 분위기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백화점 내부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 지난 15일부터 지식경제부가 난방온도를 20℃로 제한하면서 백화점이 온도관리에 나선 탓이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매장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많은 고객들이 있었지만 고객이나 점원들의 옷차림은 확연히 달랐다. 매장문에 설치돼 따뜻한 바람을 쏟아내던 에어커튼은 멈춰진 상태였고, 송풍구에서도 따뜻한 바람은 나오지 않았다. 물건을 확인하기 보다는 팔짱을 끼고 구경만 하는 고객들의 눈빛에는 썰렁한 백화점에 대한 원망도 묻어났다.

▲정부의 에너지 절감 대책으로 실내온도를 20℃이하로 낮춘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화장품 매장에서 한 여성이 두꺼운 외투를 입은채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 매장 직원도 두툼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날 명동의 한 화장품 로드숍에서는 전면 유리창을 모두 열어젖히고, 외부에 전기난로까지 틀고 영업을 해 에너지 절약의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양지웅 기자 yangdoo@)

▲정부의 에너지 절감 대책으로 실내온도를 20℃이하로 낮춘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화장품 매장에서 한 여성이 두꺼운 외투를 입은채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 매장 직원도 두툼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날 명동의 한 화장품 로드숍에서는 전면 유리창을 모두 열어젖히고, 외부에 전기난로까지 틀고 영업을 해 에너지 절약의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양지웅 기자 yangd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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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출입구와 맞닿아 있는 매장 직원들은 두툼한 외투는 물론 목도리에 장갑까지 챙겨 입고 일하고 있었다. 사시사철 반팔셔츠나 얇은 옷을 입고 일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목까지 올라오는 터틀넥 티셔츠를 입은 직원들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었다. 입구 근처에 있던 롯데카드 발급대의 한 직원은 "옷을 지금 몇 개나 겹쳐 입었는지 모른다"며 "목폴라, 가디건, 재킷까지 3겹이나 입었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 추위가 가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남성 잡화 매장의 판매사원인 박희선씨는 "백화점 전체가 온도제한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고객들 중에서도 춥다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귀띔했다.


상황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성복 매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옷을 사기 전에 입어보기 위해 피팅룸에 들어갔는데 추워서 입어보고 싶은 생각이 달아날 정도였다"며 "에너지 절감도 좋지만 장소마다 온도 편차가 심해 쇼핑에 불편함이 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형마트도 온도 제한 지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서울 독산동의 한 대형마트 매장에서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두툼한 외투를 그대로 입은 채 장을 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트를 찾은 최모(30·남)씨는 "예전에는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20분만 쇼핑을 해도 땀이 났는데 지금은 추워서 외투를 못 벗겠다"고 전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온도 관리에 나선 이유는 지경부가 순간전력을 최대 1000킬로와트(kW) 이상 쓰는 곳은 15일부터 내년 2월말까지 오전 10시∼낮 12시, 오후 5∼7시 전력 사용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이상 줄이도록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연말연시임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이 크리스마스 조명을 끈 것도 이를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또 순간전력을 100kW 이상 쓰는 건물은 실내 온도를 하루종일 20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백화점·대형마트 등이 비교적 적극적으로 온도관리에 나선 것과는 달리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화장품 로드숍은 에너지관리와 동떨어진 분위기였다.


명동 거리에 있는 화장품 로드숍들은 대부분 문을 활짝 열어둔 채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몇몇 화장품 브랜드는 그나마 한쪽문만 열고 손님을 맞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매장전면의 유리창을 모두 열어젖히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정부의 에너지 절감 대책으로 실내온도를 20℃이하로 낮춘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화장품 매장에서 한 여성이 두꺼운 외투를 입은채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 매장 직원도 두툼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날 명동의 한 화장품 로드숍에서는 전면 유리창을 모두 열어젖히고, 외부에 전기난로까지 틀고 영업을 해 에너지 절약의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양지웅 기자 yangdoo@)

▲정부의 에너지 절감 대책으로 실내온도를 20℃이하로 낮춘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화장품 매장에서 한 여성이 두꺼운 외투를 입은채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 매장 직원도 두툼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날 명동의 한 화장품 로드숍에서는 전면 유리창을 모두 열어젖히고, 외부에 전기난로까지 틀고 영업을 해 에너지 절약의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양지웅 기자 yangd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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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매장 내에는 전기난로를 추가로 작동시켜 실내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고 있는 곳도 발견됐고, 매장의 2~3층 외관을 크리스마스 장식 조명으로 치장해 불을 밝히는 곳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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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어둔 채 영업을 하고 있는 한 화장품 매장의 매니저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줄었고, 화장품 매장을 찾는 고객들도 적어졌다"며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고객들을 모시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화장품 매장을 나오던 한모(23·여)씨는 "마케팅도 좋지만 문을 활짝 열어두고 영업하는 것은 지나친 것 같다"며 "매장이 따뜻하다고 해서 일부러 매장을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윤재 기자 gal-run@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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