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이라도 더" 벼락치기 온라인 영업戰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저는 A은행 OO동 지점장입니다. 연말 지점 평가를 앞두고 카페 회원님들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저희 은행 앱을 가입하시고 '상품 권유자' 란 아래 쓰여진 제 행번을 입력해주세요. 가입하시고 제게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사은품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제 남편이 은행다니는데, 요즘 실적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어요. 이제 친척들 가입시키는 것도 한계가 있네요. 혹시 온라인 전용 금융상품에 가입하실 분 없으신가요? 상품 가입하시고 아래 행번 입력해주시면 제가 기프티콘(상품교환 문자메시지)이라도 쏘겠습니다. 만약 삼전동 근처 사신다면 직접 지점 방문하실때 (우리 남편이) 따로 인사 드리고 앞으로 잘 모시겠답니다."
요즘 인터넷 카페나 커뮤니티에서는 은행 영업점 직원들이 본인의 행번을 홍보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 해가 마무리되는 12월, 지점 실적평가를 앞둔 일선 은행원들이 영업 압박에 시달리다 온라인 영업에 나선 탓이다.
◆왜 하필 연말에=통상 은행원에 대한 인사 평가는 11월 말까지의 실적을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최종 인사와 업적평가는 1월 중순에 이뤄지기 때문에 12월의 실적이 중요하다.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기 때문. 프 로야구로 치면 정규시즌이 막바지에 들어서는 8월 말에서 9월 초와 비슷한 셈이다.
또 본부의 승진 평가 말고 지점장이 행원을 평가하는 절차가 12월에 진행되기 때문에 최근 각 지점에서는 실적ㆍ평가관리가 치열하다는 것이다.
◆온라인 영업 느는 이유는=이처럼 온라인을 활용한 영업이 늘고 있는 것은 각 은행이 스마트폰이나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신상품을 속속 내놓으면서 판촉 캠페인을 자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한해 각 은행들은 스마트폰 앱 가입과 특화상품 가입을 특히 독려해왔다. 수신 기반을 확장해야 하지만 국내 금융시장은 사실상 '포화 상태'인 만큼, 이를 통한 창구 확대가 영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행원들에게 고객이 앱에 가입하면 1점, 앱을 통해 이체거래를 할 경우 2점, 앱을 통해 상품에 가입할 경우 4점 등 차등 점수화해 실적으로 계산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상품가입시 '상품권유자'에 행번을 입력하면, 해당 상품 가입은 전적으로 입력된 행원의 지점 실적으로 잡힌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보통 온라인이나 스마트폰으로 금융상품에 가입할 경우 상품권유자에 아무것도 입력하지 않으면 실적은 고객의 관리지점(처음 계좌를 개설했거나 거래가 많았던 지점)으로 잡힌다. 하지만 행번을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관리지점의 실적을 빼앗아 올 수 있는 효과가 생긴다.
B은행 지점장은 "2~3년차 젊은 직원들은 온라인 블로그를 통해 본인의 행번을 노출시켜 실적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며 "사실 부ㆍ지점장 급들의 지인은 스마트폰을 통해 은행거래를 하는 경우가 흔치 않기 때문에 젊은 직원들의 행번 노출영업이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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