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 거래 1년전 대비 45.4% 감소...이사 거의 없어 관련 업계 "추운 겨울 어떻게 보내나" 걱정 태산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한 달에 겨우 반나절만 장사하는 셈이다. 집을 사고 팔려는 사람도 없고, 그나마 도움이 됐던 전ㆍ월세도 이달 들어 뚝 끊겼다.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낼 지 걱정이다."


30일 찾아간 인천 계양구 작전동 소재 ㅈ부동산 ㄱ대표의 한탄이다. ㄱ대표는 11월 들어 하루 종일 가게에 앉아 있어 봐야 손님을 한 명도 못 만날 때가 많다. 다른 업소들 사정은 어떤가 싶어 국토해양부 통계 자료를 찾아 봤더니 끔찍했다.

인구 10만 명이 거주하는 작전동에서 소재한 170여개의 부동산 업소들은 1분기 289건, 2분기 273건 3분기 260건 등으로 월평균 90건 가량의 아파트 매매 거래를 취급했다. 업소 평균 0.5개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었다.


ㄱ대표는 "주변에 문을 닫는 업체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요즘 같아선 모든 규제를 다 풀어도 우려하는 시장의 부작용이 없을 것 같다"며 예전엔 1년 중 봄 가을의 6개월은 성수기였지만 요즘은 성수기가 3개월도 채 안 되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침체로 예년보다 이른 동면(冬眠)에 빠져들면서 '가을 성수기'가 실종됐다. 관련 업체들은 어느 해보다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올 가을 부동산 시장은 '성수기'라는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시세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집을 사고 파는 사람이 확 줄었다. 게다가 전셋값 폭등ㆍ월세 확산ㆍ공급 부족 등의 영향으로 임대 주택을 구하기 어려워졌다. 덕분에 웬만하면 지금 사는 집에 계속 살겠다는 사람이 늘어났다.


실제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 실적은 1년새 무려 -43.4%나 줄었다. 한겨울인 지난해 12월에도 7089건에 달했지만 올해 11월 4007건으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 연중 이사가 가장 많은 봄철인 3월 6898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줄어들어 여름철엔 3000건대(7월 3712건ㆍ6월 3967건)으로 바닥을 쳤지만, '성수기'인 가을철 들어서도 살아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요즘 아파트 단지에선 이사 가는 집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인천 부평구 ㄹ공인 대표는 "추위와 함께 부동산 관련 매수ㆍ전세 문의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며 "1000가구가 넘는 대형 단지에서도 이삿짐을 나르는 일은 보기 드문 일이 돼 버렸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부동산업소 뿐만 아니라 바늘의 '실'격인 이삿짐센터 등 관련 업체들도 어느 해보다 힘든 겨울을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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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가 줄어든 전국의 이사 업체들은 문을 닫거나 전업하는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2008년 5503개였던 이사 업체 수는 3년 새 10% 가량 줄어들었다. 2009년 5232개, 2010년 4987개로 매년 5% 이상 감소했다. 한 달에 10일도 일하지 못해 식당일 등 가욋일을 하는 이사 업체 사장들이 많아졌다. 게다가 기름값 인상, 무허가 업체 난립 등까지 겹쳐 최악의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 관계자는 "회원 업체들의 일감이 경기가 좋을 때에 비해 30% 이상 감소했다. 이삿짐 대신 일반 화물을 나르거나 아예 문을 닫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10여 년 동안 요즘처럼 어려웠던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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