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로 돌아온 조영남.. "그림 못 놓는 이유 '재미'"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가수 조영남(66ㆍ사진)씨가 '화가'로 돌아왔다. 화투그림을 그려 이미 화가로서도 이름을 날린 그다. 조씨는 무슨 이유로 다시 그림을 들고 돌아온 것일까.
'그냥 그림 그리는 걸 자랑하고 싶어서이지 별 다른 이유가 있겠냐'고 말하는 그지만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극동지앤에스(대표 김동극)가 서울 강남구 극동빌딩 6층에 문을 연 극동갤러리에서 개관전 작가로 초청을 받은 것이다. 극동갤러리에서 17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열리는 '극동에서 온 꽃' 전시회는 한 번으로 그치는 전시회가 아니라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극동지앤에스가 문화 사업의 하나로 시작한 이 전시회는 먼저 전시를 한 작가가 다음 전시 작가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이어지는 '문화 프로젝트'다. 한국현대미술의 정체성을 함께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이 프로젝트의 초대 작가 조씨를 전시회 첫날인 17일 오전 극동갤러리에서 만났다.
이날 극동갤러리에 나타난 조씨는 편안한 차림에 유쾌한 얼굴이었다. 조씨는 "내가 그림을 놓지 못하는 이유를 알고 싶다면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한테 가서 '왜 낚시를 하는지'를 물어보라"며 "어렸을 때부터 취미로 시작한 그림을 지금껏 그리고 있는 건 무엇보다 '재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그림이 걸린 갤러리를 둘러보는 그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걸 보니 진심인 모양이다.
조씨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뿐 아니라 그림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림이 취미를 넘어 '제2의 직업'이 된 건 1990년도의 일이다. 미국에서 전시회를 한 번 한 게 한국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그림은 유명세를 탔다. 그는 그렇게 지금껏 100회 가까이 전시회를 열었다.
'극동에서 온 꽃'에선 조씨의 화투그림 외에 다른 작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게 큰 특징이다. 1970년대 것부터 최신작까지 모두 30여 점에 이르는 작품들이다. 노란색과 검은색으로 태극 마크를 표현한 뒤 괘를 새로 배치한 '태극기', 소쿠리를 이용해 태극 마크를 그려낸 '미완의 태극기', 1973년 작품인 '청계천 풍경, 진시황릉 토우에 고(故) 김점선 화백, 고(故) 장영희 교수, 개그우먼 박미선 등 여성 29명의 얼굴을 붙여넣은 '여친용갱' 등이 그 주인공이다.
화가로서 어떤 모습을 지향하는지 묻자 조씨는 "처음에 유화를 할 때는 니콜라 드 스탈을 많이 흉내 내서 그렸었고, 태극기를 그리게 된 건 재스퍼 존스 때문이었다"며 "마지막에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미술계의 거목인 백남준"이라고 답했다. '재미'를 벗 삼아 그림을 그리는 조씨의 작품이 앞으로 백남준과 어떻게 어우러져 우리 곁을 찾아올 지 사뭇 기대가 되는 날이었다. 전시 문의 02-514-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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