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금값 저점에서 대거 사들였다
중국이 지난 9월 한 달 동안 홍콩을 통해 수입한 금 규모가 지난해 전체 수입량의 절반 수준과 맞먹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금 수입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홍콩을 통해 대부분의 금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양을 가늠할 수 있다.
FT는 9월 한 달 동안 갑자기 중국의 금 수입량이 급증한 것이 금값이 떨어질 때 금 사재기 현상이 강해지는 중국인의 투자 습성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금값은 9월 초 온스당 1920.30달러로 '꼭지'를 찍었지만 9월 말 최근 3개월 동안 최저 수준인 1534달러로 급락했다. 그러자 중국인들은 때를 놓치지 않고 금값이 꼭지를 찍고 미끄럼틀을 탔던 9월 중, 하순 집중적으로 금 매집에 나선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금 수입량 급증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전통적으로 금 매수세가 강세를 나타내는 새해를 앞두고 연말 금값이 쌀 때 미리 사 두자는 중국인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중국인들이 올해들어 특히 금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고물가 시대에 금이 인플레이션 헷지 역할을 하는데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를 웃돌고 있지만 은행 1년 만기 예금 금리는 3.5% 수준으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다. 여기에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흐름이 지지부진해서 돈 있는 중산층들은 특별히 돈을 맡겨둘 곳이 없다. 자연스레 관심은 꾸준한 10년 상승랠리를 보여준 황금으로 쏠릴 수 밖에 없다. 중국인들이 금붙이 장신구를 좋아하는 점도 금 투자 매력을 높였다.
귀금속 컨설팅 업체 GFMS의 카메룬 알렉산더 애널리스트는 "귀금속에 대한 중국인의 수요는 연간 13%씩 증가하고 있다"면서 "올해 중국의 금 수입 규모는 총 350t 가량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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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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