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몸져누운' 英로이드은행.. 향후 전망은
CEO 쓰러진 英로이드은행 공백우려..주가 4.5% 급락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영국 로이드뱅킹그룹의 안토니오 호르타-오소리오 최고경영자(CEO)가 건강상의 이유로 잠정 사임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후 로이드의 향방을 놓고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3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로이드뱅킹그룹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오소리오 CEO가 주치의의 소견에 따라 한시적으로 경영업무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포르투갈 태생인 오소리오 CEO는 스페인 산탄데르 영국지사장을 역임했으며, 로이드의 CEO로 취임한 지 정확히 8개월만에 병가를 내게 됐다.
로이드 측은 오소리오 CEO가 6~8주 정도 뒤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팀 투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공석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최소한 6개월 정도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단지 ‘병환’이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건강에 이상이 있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측근들은 오소리오 CEO가 취임 후 격무에 시달렸으며 주치의가 입원 치료를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최근 몇 주간 오소리오 CEO와 함께 있었던 이들은 오소리오 CEO가 최근들어 부쩍 피로가 쌓였으며 눈빛과 말투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고 언급했다.
반면 그의 병가 소식에 친구와 동료, 경쟁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오소리오 CEO의 전 동료는 “예전에는 전혀 그런 약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면서 놀라움을 표했다.
만약 오소리오 CEO가 연말까지 복귀하지 못할 경우, 로이드 이사회는 향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후임 인선 역시 만만치 않다. 현재 CEO직무를 대행하기로 한 팀 투키 CFO는 이미 지난 여름 사직하고 내년 2월 영국 프렌즈라이프보험의 재무책임자로 부임하기로 되어 있다. 즉 내년 2월이면 또다시 CEO자리가 공석이 된다는 것이다. 로이드의 주주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지휘공백’ 현상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를 불식하기 위해 로이드 이사회는 하루빨리 안정적으로 경영을 지휘할 후임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 투자자는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오소리오 CEO였기에 이는 충격적인 소식”이라면서 “아직까지는 확실한 후임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이같은 심리는 즉각 증시에 반영됐고, 로이드의 주가는 1일 4.5% 급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CEO가 병가를 떠났을 경우 예정대로 복귀한 전례가 많지 않다는 점을 들어 이사회가 확실한 후임자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그러나 악재가 터진 시기까지 공교롭게도 좋지 않다. 경기침체에 빠진 영국을 비롯해 유럽 국가들의 부채위기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도 커진 상황이다. 또 오소리오 CEO는 부임 직후부터 로이드의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 광범위한 내부 사업구조 조정에 나선 상태였기에 벌려진 ‘판’을 수습하기도 여의치 않다.
로이즈는 특히 부채위기로 구제금융을 받은 아일랜드 부동산에 상당 규모를 투자해 익스포저(위험노출도) 역시 높다. 전체 대출 276억파운드 중 61%가 아일랜드에 물려 있다. 영국 국내 경제가 장기 침체를 거듭하면서 매각 대상에 오른 국내 지점 수만 632개에 이른다.
오소리오 CEO는 이같은 구조조정을 진두 지휘하기 위해 연일 정부와 규제당국의 고위관계자들과 만나는 등 강행군을 계속해 왔다. 그가 결국 몸져누우면서 로이드의 체질개선 작업에도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투자자들의 동요를 불식할 만한 ‘건강한’ 후임자를 찾기 위해 로이드의 이사회는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