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증권사 지점, VVIP 좇아 떠난다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김종일 기자]국내 증권사들이 부자 마케팅에 집중하는 사이 동네 골목까지 들어왔던 증권사 지점들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일반 지점을 줄여 확보한 역량을 고액자산가용 지점에 몰아넣는 전략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는 것. 증권사 리테일사업부의 한 임원은 “지점수가 증권사의 경쟁력인 시대는 지났다”며 “악화된 리테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대형증권사는 물론 중형증권사들도 특화된 영업점에 역량을 집중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축소가 대세…“서민점포 줄여라”=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양종금증권은 163개에 달했던 지점수를 올 들어 142개로 줄였다. 이 회사는 한때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열풍을 타고 공격적으로 지점을 늘렸지만 지점 확대전략은 현재 용도 폐기된 상태다.
앞서 대우증권도 120여개에 달하던 점포를 108개 수준으로 줄여놓은 상태다. 온라인 거래가 일반화됨에 따라 일반 투자자의 주식거래를 중개하는 것만으로는 지점의 수지를 맞추기 어렵게 된 탓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중대형 증권사들 중에는 일반 지점수를 줄이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진화된 확장형…“VVIP 점포 수 늘려라”= 삼성증권은 VVIP고객에게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SNI(Special, Noble and Intelligent) 센터'를 올 10월 중에 추가 개설할 계획이다. 특화된 VVIP지점으로는 6번째다.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란 초고액 자산가를 일컫는 말로 삼성증권은 '예탁 자산 30억원 이상'의 고객을 'SNI센터'의 주된 영업대상으로 삼는다. 삼성증권은 현재 호텔신라, 코엑스인터컨티넨탈, 서울파이낸스센터, 갤러리아 등에 'SNI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들 점포의 총 예탁자산은 6조4000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압구정, 방배, 여의도, 분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VVIP 지점 외에 추가적으로 서울 강북과 부산지역에 점포를 개설할 예정으로 입지 선정에 나선 상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 PB들을 투입해 전문적인 자산관리금융 서비스를 제공, VVIP 마케팅에 힘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집중형…“VVIP 점포, 모아서 키워라”= 새 점포를 오픈하기 보다는 기존 역량을 집중시켜 부자 마케팅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증권사들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기존에 강남지역에 있던 PB센터 5곳을 통합해 지난해 11월 국내 최대 규모의 프리미어 블루(Premier Blue) 강남센터를 오픈했다.
지난달에는 같은 방식으로 프리미어 블루 강북센터를 열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존의 나눠져 있던 PB 영업점을 한 곳에 모아 국내 최다 전문 PB를 확보해 강남의 VVIP 고객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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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역시 비슷한 전략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무리하게 점포를 확장시켜 나가기 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서울 갤러리아와 부산 센텀시티에 역량을 집중시켜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PB 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해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VVIP 마케팅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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