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유로존 재정위기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유로화가 엔화 대비로 10년간 최저치까지 떨어지면서 일본 경제에 또다른 부담을 안기고 있다고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일본 수출기업들은 엔화가치가 달러 약세로 몇 개월 동안 강세를 이어온 데다 이제는 유로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엔·달러 환율 추락이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에 따른 달러화 약세와 엔화로의 안전자산 수요 편중에 기인했다면 엔·유로 환율의 하락은 장기간 해결을 찾지 못하는 유로존의 불안과 유로화 가치의 급락 때문이다.

디폴트(채무불이행)의 문턱에서 외줄타기를 이어오는 그리스 사태, 유럽 은행권의 부실화, 재정위기의 이탈리아·스페인 전이 가능성 등으로 유로는 8월말부터 엔 대비 10% 이상 절하됐다. 4일 국제외환시장에서 엔·유로 환율은 유로당 100.77엔을 기록해 2001년 6월 이후 최저치로 내렸다.


이에 유럽지역 수출비중이 높은 일본 업체들은 연초 예상보다 실적이 크게 저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부사장은 “유로화의 폭락이 약달러보다 소니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가 엔고를 저지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유로존 각국이 재정위기 해결의 묘수를 당장 내놓지 못하고 있어 유로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키무라 히데키 노무라신탁은행 외환딜러는 “엔·유로 환율이 10년래 최저치로 내렸지만 이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연말까지 유로당 90엔 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일본 정부가 엔화 강세를 어디까지 용납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아즈미 준 재무상은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의 움직임이 과도하며 당국은 전력을 다해 이를 막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거듭 시장개입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2010년 9월부터 일본 외환당국은 세 차례에 걸쳐 엔 매도·달러 매수 개입에 나섰다. 시장에는 재무성이 재차 개입할 경우 이번에는 유로화를 사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야마모토 마사후미 바클레이즈캐피털 책임외환투자전략가는 “엔·유로 환율이 유로당 100엔 이하로 내리고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75엔 이하로 떨어지며, 닛케이225지수가 8000선이 무너지게 된다면 일본 외환당국은 엔화를 풀어 유로화와 달러화를 모두 사들이는 초강수를 둘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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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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