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사건, 변호인측 "검찰 기소는 선거법 오해한 것"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후보단일화 뒷돈 거래 의혹으로 법정에 서게 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측이 보석을 신청한 가운데, 변호인 일부는 검찰의 기소가 선거법을 오해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4일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상대 후보였던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돈과 자리를 약속하고 올해 2~4월에 걸쳐 2억원 및 이후 서울교육자문위원직을 준 혐의로 기소된 곽 교육감에 대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앞서 30일 곽 교육감측이 제출한 보석신청에 대한 처리 및 향후 재판진행 일정에 대해 정리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기재한 구속이유는 ‘증거인멸의 우려’ 단 하나”라고 언급한 후, 검찰과 변호인 측의 의견을 물었다.
검찰은 “곽 교육감에 대한 보석을 불허함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뒤, “곽 교육감이 영치된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20여회의 접견이 이뤄진 상황에서 재판을 위한 준비는 충분하다”고 봤다.
이에 대해 변호인측은 “검찰측이 증거인멸 우려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낸다면 따로 소명하겠다”며 “원활한 방어권 행사를 위해 피고인이 제대로 대응하려면 불구속재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고수했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의 보석 신청이 있으면 ‘피고인이 죄증을 인멸하거나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충분한 이유’가 있는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 이를 검찰이 제출하는 의견서·소송서류 등을 검토한 후 허가하도록 정하고 있다.
한편 이날 박 교수 및 중간에서 돈을 전달한 혐의로 곽 교육감과 함께 기소된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측은 “공직선거법의 취지를 오해한 검찰이 문구 그대로 법을 받아들인 오해가 있다”며 “검찰의 기소는 공소시효를 넘겼다”고 주장했다.
관련법인 공직선거법은 선거일후 6월 또는 선거일 후에 행해진 범죄라도 그 행위가 있는 날로부터 6월을 지나면 죄를 묻지 않도록 되어있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곽 교육감을 기소하며 적용한 후보자매수및이해유도죄는 “‘사후적 지급’에 대해 언제든 알게된 지 6개월 이내면 처벌할 수 있다는 규정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측은 당선무효 등 선거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당선자 등에 대한 매수및이해유도죄를 규정한 같은법 내 다른 규정을 예로 들며, “선거법은 선거 당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선거일 기준 6월 내에 범해진 죄를 묻는 단기시효를 그 취지로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측 주장에 따르면 후보자매수및이해유도죄는 돈이나 자리를 일단 줘놓고 사퇴를 종용하거나, 사퇴를 종용하며 돈이나 자리를 앞서 약속한 행위에 대해 선거일 기준 6개월 이내에 죄가 확인되면, 그 죄를 6개월까지 물을 수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 검찰이 관련법에 대해 후보사퇴의 대가 지급이 선거일 전후로 나뉘어 진 것으로 이해한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이 해석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당선된 곽 교육감의 경우 돈이 건네진 시점이 올해 2월말임을 감안할 때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건넨 돈이 ‘선의’인지와 관계없이 처벌 근거가 사라지게 된다.
한편, 변호인측은 이날도 검찰측에 "검찰은 후보자사퇴 당시 대가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느냐”고 물으며 곽 교육감이 건넨 2억원이 사퇴의 대가가 아닌 ‘선의’에 입각한 것임을 내비췄다.
재판부는 의견서 등 검찰의 관련서류가 제출되는 오는 10일 3차준비기일을 갖고, 그날 곽 교육감 보석을 위한 피고인 심문 및 증거인부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곽 교육감의 보석신청과 더불어 박 교수측도 늦어도 금요일 내로 보석을 신청하겠다고 밝혀, 후보단일화 뒷돈 의혹 관련자의 신병처우는 다음주 중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보석이 허가될 경우 곽 교육감은 사건이 재판 중에 있더라도 ‘구금상태’에 있지 않으면 직무대행을 강제하지 않은 관련법에 따라 교육청 업무에 복귀한 채 재판을 맞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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