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차이나프리즘] 중진국 함정과 광둥성의 산업구조 고도화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지난해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000달러를 넘는다. 동부연해에는 광둥성과 같이 7000달러를 넘어선 지역도 여러 곳이다. 이제 중국은 빈부격차, 노사분쟁 급증 등으로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다. 즉 아르헨티나,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이 오랫동안 겪은 성장 정체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진국 위험에 가장 먼저 노출된 곳이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광둥성 지역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선전, 주하이, 산터우, 샤먼 등 최초 4개 경제특구 중 3개가 광둥성에 있다. 특히 광둥성은 수출을 목표로 한 단순 가공 제조업이 많이 발달한 지역으로 중국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근접한다. 광둥성 인구가 중국 전체의 약 7%, 면적은 2%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수출 비중이 상당히 높다. 또한 광둥성은 농민공 시위가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6월에는 광저우 쩡청시에서 임신 여성 농민공 노점상에 대한 정부의 과잉 단속에 항의해 1000명 이상의 농민공들이 경찰차와 파출소를 공격한 적이 있다.
광둥성 정부는 현재 중진국 함정을 극복하기 위해 산업구조 고도화 발전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10년 9월에는 '광둥성 현대산업체계 구축을 위한 총체 규획'을 제정해 지식서비스, 중공업, 하이테크, 현대농업, 인프라 및 전통산업 등 6대 산업발전 계획을 제정해 2020년까지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현대적인 산업구조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특히 광둥성에서 가장 먼저 발전했던 주강삼각주 지역 범위를 홍콩, 마카오 및 주변 9개성까지 확장해 범주강삼각주로 통합발전시킨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또한 주강삼각주 주변 지역으로 노동집약 산업을 이전해 균형성장을 도모하고, 산업구조 개선을 위한 500대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기업들의 세제를 감면하고, 금융기관의 융자 확대 및 자본시장 참여 허용 등 금융개혁을 추진하며, 고학력 전문인력 및 전문경영인 채용과 교육 등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아울러 지역환경에 맞는 지주혁신을 강조해 '광둥 제조'에서 '광둥 창조'로의 전환을 도모하려고 한다. 즉, 2012년까지 연구개발(R&D) 인력 30만명을 유치하고 매출액 100억위안(15억달러)의 하이테크 기업을 50개 육성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2020년 서비스 산업의 비중을 현재의 46%에서 5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광둥성이 추진하고 있는 산업구조 고도화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광둥성 정부와 지역사회는 현재 개혁개방의 개척자라는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29~30일 광둥성과 글로벌 500대 기업의 합작 교류회가 광저우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행사 목적은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해 광둥성의 낙후된 산업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이다. 월마트, 지멘스, 포스코, ABB 등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층을 포함한 400명에 달하는 다국적기업 경영자와 실무자 및 200명에 이르는 중국 대기업 및 협회 대표들 그리고 100여명 중앙정부ㆍ지방정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고 알려져 있다.
광둥성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산업구조 고도화가 성공한다면 중진국 함정을 넘어설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는 중국 내에서 또 다른 개혁개방의 모델이 되어 타 지역으로 확산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 기업들에도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한국은 1980년대 후반 및 90년대 초반 현재 광둥성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경험했고 또한 잘 극복했기 때문에 우리 기업에 대한 현지 정부와 사회의 기대가 높을 수 있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광둥성과 같은 중국 동부연해 발달 지역에서 고차원의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때가 온 것 같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서울대병원·세브란스, 오늘 외래·수술 '셧다운' "스티커 하나에 10만원"…현금 걸린 보물찾기 유행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국내이슈

  • 밖은 손흥민 안은 아스널…앙숙 유니폼 겹쳐입은 축구팬 뭇매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해외이슈

  • [포토] 붐비는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PICK

  •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