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출장 마치고 오늘 귀국
국내 첫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량 개발을 꼼꼼히 챙긴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이 최근 들어 부쩍 수소연료전지차 개발 현황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먼 미래의 일로만 여겨진 수소연료전지차가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날 회의는 친환경 자동차와 관련한 것도 아니었는데 갑자기 질문을 했다"면서 "그만큼 관심이 높다는 표시"라고 말했다.
이 같은 관심은 지난 5월 하이브리드차 출시 이후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리드차가 양산된 데다 전기차도 올 연말 시장에 나오는 만큼 친환경차의 궁극적 목표인 수소연료전지차로 자연스레 관심이 쏠렸다는 분석이다. 미래 친환경차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수소연료차의 성능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정 회장의 이 같은 관심은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의 상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수소연료차 시장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덴마크 등지에서 수소연료차 시승행사를 갖고 성능을 과시한 바 있다. 300km 구간을 달리는 행사에서 다른 완성차 업체는 수일이 소요된 반면 현대차는 수 시간 만에 돌파해 주위를 놀라게 한 것이다.
수소연료차 시승행사를 치른 양웅철 현대ㆍ기아차 연구개발총괄담당 부회장은 당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덴마크의 경우 친환경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도 "전세계에서 수소연료차 상용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수소연료차 역시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인프라 문제가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수소충전소 등이 설치돼야 차량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연료인 수소는 국내 정유사에서 부산물로 나오는데, 수 십 만대에 투입될 정도로 여유가 있어 가격 걱정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양산할 때의 품질 안정화와 인프라가 과제"라면서 "현대차 입장에서는 품질을 끌어올리고 안정화하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나흘간의 유럽출장을 마친 정회장은 23일 오전 9시께 전용기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정회장은 미리 도착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설영흥 중국사업담당 부회장의 영접을 받고 이동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