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부족 줄줄이 사업지연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중남미와 인도 등 새로운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을 준비 중이던 자산운용사들이 복병을 만나 상품 출시가 어려워졌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도 있지만 현지의 제도와 관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채 의욕만 앞세운 탓이기도 하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칠레-콜롬비아-페루 통합 주식시장인 '중남미통합시장(MILAㆍ밀라)'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하려던 계획이 무기한 보류됐다. 동부자산운용 관계자는 "스페인계 은행인 빌바오비스까야아르헨따리아은행(BBVA)과 함께 '밀라'에 투자하는 펀드 출시를 추진 중이었지만 BBVA 사정으로 보류됐다"고 밝혔다.


BBVA는 스페인 빌바오에 본점을 두고 남유럽과 중남미 등에서 은행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업을 인가 받고, 이번 달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동부자산운용 관계자는 "BBVA 아시아마케팅본부가 현지 사정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며 "이 업무를 함께 진행하던 BBVA 담당자들이 회사를 떠나거나 대기발령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자산운용은 중남미에 오랜 투자경험이 있는 BBVA가 밀라에 투자 중인 펀드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펀드 상품을 기획하고 있었다. 밀라의 시가총액은 6430억달러로 중남미 시장에서 브라질(1조6000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또 이들 3국이 멕시코와 함께 '태평양협정'을 체결하고 경제블록을 형성하기로 해 4730억달러 규모의 멕시코 증시와도 통합할 가능성도 있는 등 전망이 좋은 시장이다. 하지만 BBVA가 갑자기 아시아지역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동부자산운용은 그동안 준비해왔던 펀드 설정 계획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우리자산운용의 경우 이 달에 인도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하려던 계획이 연기됐다. 인도 현지의 특수한 채권 발행 시스템으로 안정적인 상품 구성이 곤란한데다 외국자본에 대한 인도 정부의 승인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자산운용 관계자는 "인도 채권이 날짜를 정해놓고 발행되는 것이 아니라 인도 정부가 필요할 때마다 그 때 그 때 발행하고 있다"며 "특히 외국자본이 인도에서 채권을 매입할 때는 인도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후에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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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펀드를 출시 할 때는 펀드를 설정하기 전에 금융위에 등록을 마치고 투자자를 모집하게 된다. 하지만 인도채권 발행 시기가 부정기적이고, 인도정부의 승인이 1주일 이상 걸려 상품 출시시기를 확정하지 못하는 것.


우리자산운용 관계자는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먼저 설정하고, 차후에 인도 채권을 편입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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