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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TV도 완판...뱅앤올룹슨 가전명품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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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아시아 최대 매장인 뱅앤올룹슨 본점 전경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아시아 최대 매장인 뱅앤올룹슨 본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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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덴마크 명품 가전 뱅앤올룹슨(B&O)이 국내 명품 열풍에 가세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아시아 최대 규모인 압구정 본점 개설로 그 기세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5일 B&O에 따르면 국내에 단 3대만 들어온 판매가 2억2000만원인 103인치 플라즈마(PDP) TV는 전시 제품을 제외하고 완판됐다. 148만원대 고가의 스마트폰 도킹 스피커인 '베오사운드8'은 3개월간 1000개가 넘게 팔렸고 개당 26만원인 이어폰 'A8'마저 판매고가 세 배 이상 늘었다.
박재범 압구정 본점 지점장은 "아직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올 상반기에 유례없는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며 "하반기 결혼 시즌과 연말 수요를 생각하면 사상 최대 매출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압구정 본점 매출만 글로벌 톱 5에 포함될 정도로 급성장 중이다.

박 지점장은 "최근 한국이 ‘명품홀릭’으로 불릴 만큼 명품시장이 급신장하고 있는데 가전 부문에선 B&O가 대표 브랜드로 떠올라 수요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TV, 오디오, 스피커, 전화기, 시계 등 제품별로 입소문이 확산되면서 수요층 저변화가 뚜렷해졌다"고 전했다.

B&O의 지난해 국내 시장 매출은 175억원으로 2005년 대비 두 배 규모로 늘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글로벌 매출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한국 매출은 10% 이상 상승하며 기록적인 신장세를 나타냈다.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30~40% 가량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2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명품 가전이라는 이름값 때문에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니다. 지난해 B&O는 글로벌 시장에서 570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률은 2%에 불과하다. 소수 제품의 주문 제작과 수작업을 고집하고 있어 투입되는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름값이 아닌 제품의 가치에 역점을 두는 방식에 충성도 높은 고객을 꾸준히 모으고 있다.

뱅앤올룹슨 압구정 본점 내부 모습

뱅앤올룹슨 압구정 본점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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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전 브랜드 뱅앤올룹슨 압구정 본점 가보니

TV 한 대가 무려 2억원을 넘는다. '초고가'라는 말조차 무색한 '초호화' 제품이다. VVIP 사이에선 입소문을 타고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에겐 가격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TV뿐만이 아니다. 150만원짜리 스피커, 30만원짜리 이어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가격이지만 뱅앤올룹슨(B&O)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거래는 성사된다. 덴마크 명품 가전 B&O가 국내에서 거센 명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말 리뉴얼 오픈한 B&O의 압구정 본점을 찾은 것은 지난 2일. 한눈에 덴마크 고급 주택의 거실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흰색의 벽에 원목과 회색의 카펫이 조화를 이룬 매장은 화려함의 절정을 이뤘다. 곽재현 매니저는 "페인트 하나까지 모두 덴마크 본사에서 수입해 꾸며놓은 것"이라며 "전 세계 어느 매장을 방문해도 고객들이 동일한 느낌을 받도록 하기 위한 본사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압구정 본점은 지난해 말 오픈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B&O 매장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B&O의 모든 제품을 한눈에 체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입소문을 타고 방문객들이 부쩍 늘었다. 박 지점장은 "올해 초 매장 오픈 이후 입소문을 타고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MBC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서 가수 박정현 씨가 이어폰을 사용한 것이 화제가 되며 고가 제품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사라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B&O가 초호화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제는 생활에 밀착되는 고가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품 구매를 위해 매장에 방문한 이모씨도 "지인의 집에 방문했다 제품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 구매를 위해 방문했다"며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디자인과 성능 모두 만족스러워 새로 이사가는 집에 세트로 들여놓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뱅앤올룹슨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베오리빙룸

뱅앤올룹슨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베오리빙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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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 2억원이 넘는 가격임에도 완판된 103인치 TV가 있는 베오리빙룸을 둘러봤다. TV와 함께 500기가 규모의 원음파일 저장이 가능한 오디오와 최신 기술이 적용된 스피커가 함께 있는 방이다. 스피커 성능은 탁월했다. 대개는 스피커와 사용자의 위치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지만 이 방에서는 가운데에 앉아 있을 때나 스피커 바로 앞에 섰을 때나 동일한 소리가 느껴졌다. 곽 매니저는 "스피커를 설치한 방을 분석해 자동으로 최적의 소리를 재연하는 ABC시스템과 음이 180도로 퍼져 청취자의 위치에 관계없이 고유의 음을 들을 수 있게 하는 ATL이라는 기술 덕분"이라고 전했다.

TV 전원을 끄자 화면이 극장의 커튼이 닫히듯 사라졌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TV 속에 숨어 있는 아날로그적 면모다. 디자인이나 기술만이 아닌 사용자의 감성과 교감한다는 B&O의 철학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디자인에 관한 일관된 관점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제품 하나 가지고 있지 않아도 전시된 B&O의 제품들은 매우 익숙했다. 국내외 드라마와 영화에서 수차례 등장한 덕분이다. 가전제품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지만 이처럼 고객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는 것은 내부의 기술은 발전하지만 디자인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물에 함께 자리 잡고 있는 고객서비스(AS)센터에서 B&O 고객들이 제품을 얼마나 오랫동안 간직하는지 알 수 있었다. 10여대의 수리 의뢰 제품 가운데 3대가 카세트테이프 작동 제품이다. 박 지점장은 "디자인에 차이가 없는 데다 고유의 음색은 CD나 라디오에서도 구현이 가능해 15년이 넘는 제품도 수리 의뢰가 들어온다"며 "리패키지(재포장)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쓰던 제품을 자식들의 혼수로 선물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밝혔다.

B&O의 고객 가운데 35~40%가량은 꾸준히 재구매가 이뤄지는 고정 고객이다. 아버지의 오디오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입에서 입으로 제품의 이야기가 퍼지면서 고정 고객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가전 수요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B&O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과시가 아닌 자신을 위한 명품의 선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또 다른 명품 소비 패턴이라고도 볼 수 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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