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 2002년 학교 평준화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국에 자립형사립고(자사고)를 설립하겠다는 이상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방침이 나오자 전국에 자사고 설립 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서울에는 자사고 설립이 이뤄지지 못했다. 당시 유인종 서울시교육감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서울에 자사고 설립을 원했던 당시 이명박 시장이 조율에 나섰지만 결국 이 시장도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특목고 설립이나 자사고 지정 권한은 초ㆍ중등 교육을 관할하는 교육감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감의 파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인용되는 이야기다. 2억원을 주고 거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시교육감 자리를 두고 사람들의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교육감의 권한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거액이 오고 갔다는 의심이 피어나고 있는 것일까?


'2183, 136만2810, 7만3888' 서울시내 초중고교 수와 학생수, 그리고 교원 숫자다. 교육감은 이처럼 지역내 모든 초ㆍ중ㆍ고에 대한 교육정책 및 재정, 인사권을 장악할 수 있는 자리다. 서울의 인구가 1085만명에 이르고 자녀를 둔 학부모와 그 관계인을 따지면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이 없다. 서울시내 모든 유치원과 도서관, 학원, 기타 학예와 관련된 모든 조례안과 예산안 편성, 결산서 작성, 교육규칙 제정, 학교 기타 교육기관의 설치 이전 및 폐지, 교육과정의 운영등에 관한 사항도 관장한다.

서울시교육감은 그동안 16개 시도교육감의 모임인 협의회의 의장을 맡아 다른 교육청의 정책 입안에도 영향을 끼쳐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교육감은 교육계의 대통령 즉 '소(小)통령'이라 불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교육감이 결정한 사안이 수천명의 학생과 수만명의 교원에게 영향을 미친다. 2011년도 기준 6조6165억원으로 책정된 예산 중 고정적인 인건비와 경상비를 제외하고 9000억원 가량 되는 교육사업비는 교육감이 자신의 교육정책과 신념에 따라 집행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육감 선거가 있을 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교육정책과 비용의 집행에 이해관계가 있는 급식업체나 학원관계자, 시설공사 업체 등이 어느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는 지 하는 소문이 끊이질 않은 것이다.


2011년 서울시교육청의 역점 과제는 서울형 혁신학교 도입,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 학생 인권 존중 및 교권 확립이다. 지난해 곽노현 교육감이 서울시교육감에 당선되며 서울시내 모든 학교에서는 체벌이 금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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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니다. 외국어고와 과학고, 국제계열 고교를 지정ㆍ고시할 수 있고 학원이 법을 어겼을 때 등록을 말소하거나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교습과정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교습의 정지를 명하는 등 사교육에도 제제를 가할 수 있다. 교육감의 역량은 학생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평생교육법'에 따라 공공도서관, 문화원, 청소년수련관, 종합사회복지관, 여성인력개발센터 등을 평생학습관으로 지정해 필요한 경비를 보조할 수 있는 권한 역시 교육감의 몫이기 때문이다. 또한 시도지사의 경우 구청장, 군수 등 기초자치단체의 장과 권한을 공유해야 하지만 교육감의 권한은 분산되지 않아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교육하면 다 교과부가 관장하는 것으로 인식하지만 실직적인 교육집행은 교육청이 담당한다"며 "오히려 교과부가 교육청에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갖는 교육감에게 요구되는 조건은 첫 번째 학식과 덕망이다. 두 번째로는 시ㆍ도 의회 의원의 피선거권이 있는 자로 과거 1년 동안 비정당인이어야 하며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이 5년 이상이거나 두 경력을 합하여 5년 이상인 사람이어야 한다. 주민의 보통ㆍ평등ㆍ직접ㆍ비밀 선거로 선출 되며 임기는 4년으로 3차에 한해 중임할 수 있다.


박은희 기자 lomo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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