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성 많아 안전자산 되기에는 아직 무리(FT)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세계 주가 폭락 가운데서도 아시아 신흥시장 통화는 과거 변동했던 것과 달리 달러화에 대해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일 전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선진국 시장에서 투자금을 빼서 금과 신흥시장 통화로 분산투자한 데 따른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FT에 따르면 영국 FTSE그룹이 작성한 세계 주가지수가 경제 침체의 증거가 점점 많아 지는 가운데 두 자리 수로 하락했을 때도 JP모건 아시아 달러지수는 1% 이상 하락한 이후 급반등했다.

뉴욕 멜론 은행의 시몬 데릭 수석 애널리스트는 “신흥시장 통화 투매가 처음에 있기는 했지만 변동은 미미했다"면서 "아시아 통화의 반등은 현재의 경기변동이 2008년 금융위기와 달리,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아니라 선진국들의 국가 부채와 통화 평가절하에 대한 공포 때문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지난 달 근 20%나 오른 금에 자금을 쏟아붓고 선진국 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금은 꼭 살만큼만 있기 때문에 신흥국 통화로 투자를 다각화하는 것은 이치에 닿는다”고 분석했다.

데릭은 "일부 투자가들은 아시아 통화를 점점 더 불안정해지는 세계 금융시스템에서 새로운 피난처로 간주하기 시작했다"고 전하고 "이런 견해가 옳다면 그것은 세계 경제구조에서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외환 트레이더들은 한국 원화와 중국 위안화, 싱가포르 달러 등 아시아 화폐가,장기 전망이 좋다고 하더라도, 진정한 피난처로 간주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싱가포르 푸르덴셜자산운용의 닉 페레스는 “신흥국 통화가 피난처라는 생각은 착각일 뿐”이라고 단언하고, “내년에 다시 세계 경제 침체가 온다면 대외 수요감소로 아시아 통화는 달러화에 대해 다시 급격하게 평가절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FT는 이것이 역사의 교훈이라면서 “2008년 금융위기가 시작돼 무역이 고갈되고,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내던지고 미국의 안전자산으로 도피했을 당시 아시아 통화는 달러화에 대해 폭락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원화는 2008년 초에서 2009년 초 저점까지 달러화에 대해 40% 이상 하락했으며, 지난 2년 동안 아주 많이 상승했지만 아직도 금융위기 이전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도 아시아 국가들은 금융위기 때와 마찬 가지로 여전히 미국과 유럽에 대한 수출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과 대만의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증가했다. 학수고대한 내수중심으로 경제의 균형을 다시잡는 일은 거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


홍콩의 크레디 아그리꼴의 외환전략가인 다리우스 코왈칙은 "글로벌 위기가 발생한다면 3년 전 목격한 것과 같은 특이한 반응이 아시아 각국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꼬집고 "포트폴리오 자본의 유출과 경상수지 악화, 달러 자금조달 문제 등으로 통화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같은 판정의 예외가 있다면 중국인데 중국은 위기시 전통적으로 위안화를 달러화에 고정하고, 위기시 엄격한 자본통제하며, 3조20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덧붙였다.


HSBC의 데이비드 블룸 FX전략가는 “새로운 금융위기시 단기투매에 가장 취약한 통화는 싱가포르 달러와 한국 원화일 것"이라면서 "이번달 주가 하락에서는 2008년 당시 목격한 금융격변과 경제의 취약성이 동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최근 아시아 통화의 반등은 위기시 이 통화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 것도 말해주지 못한다고 FT는 꼬집었다.


아시아 지역은 지난 2년 동안 서방에 비해 높은 성장률과 낮은 부채비율 덕분에 주식과 채권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금을 받아들였고, 외환보유고를 대폭 늘렸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투자자금을 빼내 통화 약세가 생겨도 싸울 추가적인 화력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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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각국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변동하는 가운데 자국 통화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최근 몇주간 외환시장에 개입했다.자국통화를 낮게 유지한 결과 아시아 국가들은 다량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게 됐다.


코왈칙은 “장기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은 자국 통화 평가 절상이 미국의 국채를 보유하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단기로는 미국 국채를 더 신뢰하는 현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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