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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의 운명은? 사임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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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으로 월가 핵심 등장할 가능성 점쳐져

[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 주가폭락으로 시장이 우왕좌왕하던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언론들은 다소 한가한 보도를 내놓았다.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의 사임설이 나돌고 있다는 것이었다. 몇몇 인사들을 구체적인 후보자로 거론하기까지 했다. 미 국채발행 상한 협상이 끝난 마당에 갑자기 왜 재무장관 사임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지 의아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당시 외신은 가이트너 장관이 국채 발행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사실 국채협상은 오바마 대통령이나 바이든 부통령이 책임지고 진행한 사항이었다. 물론 가이트너 장관의 사임설이 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달 중순에 본인의 입으로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발언이 있었고, 곧 부인하기는 했지만 그 뒤로 사임설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결국 사임설의 진짜 이유는 오늘에서야 밝혀졌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을 막지 못한 책임인 것이다. 등급 하향을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불러온 것은 아니지만, 미 역사상 초유의 신용등급 하향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실 치욕적이기는 하다. 게다가 지난 4월 언론 인터뷰에서 “등급 하향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 것까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백악관은 5일 “가이트너 장관에게 계속 장관직을 맡을 것을 종용하고 있다”며 “사임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이트너 장관이 직접 자신의 사임설을 부인하지는 않아 월요일 이후 상황 전개에 따라서 사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가이트너 장관이 물러난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한 뒤 내세웠던 정치 경제 분야의 1기 진용은 사실상 모두 자리를 바꾸게된다. 이미 집권 초기의 비서실장이었던 엠마뉴엘 램과 악셀로드 정치보좌관이 이미 사임했고, 경제라인의 핵심인물이었던 로렌 소머즈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의장도 이미 백악관을 떠났다.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1기 진용의 마지막 주요인물이었던 셈이다.

가이트너 장관은 경력이나 실제 업무 스타일에 있어서도 ‘실무형’ 장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 보다는 월가와 백악관 사이의 중재자, 관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중론이다. 그러나 동시에 대중적으로는 비난의 정점에 서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구제금융 법안과 두차례의 양적완화를 거치며 월가의 ‘앞잡이’라는 비난이 줄을 이었다. 부통령 이름조차 국민의 80%가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있는 미국에서 가이트너 만큼 대중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고 욕을 많이 먹은 재무장관도 아마 없었을 것이다.
가이트너의 후임으로 언론에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잭 디몬 JP 모건 회장과 골드만 삭스 출신의 존 코자인 전 뉴저지 주지사이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디몬 회장은 현역 월가 은행가라는 점에서 대중의 거부감이 더 심할 것이라며, 코자인 전 주지사에게 조금 더 점수를 주고 있다. 코자인 주지사는 정통 민주당원으로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으로 지냈고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주지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선물 중개 회사인 MF 글러벌의 회장이다. 재산이 5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억만장자인데다 골드만 삭스 회장 출신으로 월가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가이트너가 물러나고 코자인이 재무장관이 된다면, 미국의 정책에도 다소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스타일이 달라진다. 가이트너가 실무관리형이었다면, 코자인이나 잭 디몬 JP 모건 회장은 이른바 ‘보스’형이다. 즉, 중개자의 역할이 아니라 직접 관장하고 치고 나가는 스타일이다. 뿐만 아니라, 월가와도 보다 직접적으로 소통이 가능하다. 그들 자신이 월가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집사’가 물러나고, ‘주인’이 직접 나서는 때가 오는 것이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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