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맥주맛' 남다르더니 이런 비밀이"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페트병맥주가 우리나라에 출시된 지도 8년이 지났다. 대용량 용기에 담겨져 있어 야유회나 엠티 등 단체행사에 필수품이 된 페트병맥주. 하지만 병맥주나 캔맥주에 비해 페트병맥주는 맛이 약간 덜한것 같기도 해 선호도는 조금 떨어진다. 맛이 약간 덜하다고 느끼는 이유에 대해 맥주 페트병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발한 효성그룹의 설명을 들어봤다.
효성에 따르면 페트병맥주의 맛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페트병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인 상식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페트병에 담긴 탄산음료의 탄산은 오로지 덜 닫힌 뚜껑에 의해서만 외부로 유출된다는 상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탄산은 덜 닫힌 뚜껑 뿐 아니라 몸통을 통해서도 빠져나간다. 페트병은 유리병이나 캔과는 달리 매우 미세한 틈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용물이 맥주일 경우에는 콜라나 사이다보다 페트병을 만들기가 더 까다롭다. 맥주에는 특유의 쌉쌀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있다. 이 맛은 보리가 발효할 때 발생한 탄산과 맥주 자체의 독특한 향의 하모니로 만들어진다. 일반 페트병으로는 이 맛을 지키기가 매우 어렵다.
일본의 경우에도 지난 1980년대 후반에 맥주회사들이 다양한 페트병맥주를 너도나도 시장에 출시했다. 병보다 가볍고 깨질 염려도 없는 편리함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기체 유출입 차단성이 뛰어나지 않았던 당시 페트병이 맥주를 금세 김빠진 맥주로 만들어 버려 소비자들은 금방 페트병맥주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 우리나라에 페트병맥주가 2000년대 들어서야 개발된 것도 이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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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은 1990년대 중반부터 맥주를 담을 수 있는 특수한 페트병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회사에 따르면 제품 개발은 결코 쉽지 않았는데 맥주페트병이 일반 탄산음료 페트병에 비해 5~10배 가까운 산소, 이산화탄소의 유출입에 대한 차단성을 가져야 한다는 엄격한 기준이 있기 때문이었다.
회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3중막 구조의 페트병을 개발했다. 맥주 페트병에는 안쪽과 바깥쪽의 페트 물질 사이에 그림과 같이 차단층이 들어있다. 이 차단층은 나일론 소재와 10-7cm 길이의 나노복합재 그리고 산소를 흡수하는 물질로 구성되어 있어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이동을 막는 한편, 페트병의 내부로 침입한 미량의 산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페트병 뚜껑 역시 스캐빈져 캡(Scavenger Cap)이라는 산소를 흡수하는 물질이 안쪽에 들어있는 특수한 제품이다. 또 맥주병의 갈색은 자외선을 가장 잘 차단할 수 있는 색깔이다. 페트병맥주는 이렇게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되고 나서야 소비자들에게 다가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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